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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 실패한 신태용, ‘팔색조’ 오소리오 이번엔… 전략에 울고 웃는다



현대 축구에서 감독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감독의 작전과 용병술에 따라 팀의 플레이는 물론 경기 결과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국과 멕시코의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이 좋은 사례다. 한국은 감독의 ‘트릭’ 때문에 패배를 맛봤다. 반면 멕시코는 감독의 팔색조 전술 덕분에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국과 멕시코는 24일 0시(한국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맞붙는다. 양 팀 감독은 과연 어떤 ‘지략 대결’을 펼칠까.

우선 거함 독일을 물리치고 1승을 거둔 멕시코는 한국전에서 공격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21일 “멕시코는 한국전에선 독일전과 달리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드시 이겨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하기 위해 한국을 상대로 스피드를 앞세우며 공격에 주안점을 두는 전술을 펼칠 것같다”고 전망했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은 유연한 전술로 독일전에서 1대 0 승리를 거뒀다. 그는 4-2-3-1 전술로 경기를 시작했다. 원톱에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섀도 스트라이커에 카를로스 벨라를 내세웠다. 경기 중 벨라는 에르난데스와 투톱을 이뤘다. 멕시코가 갑자기 4-4-2로 바꾸자 독일은 당황했다. 이런 것이 진짜 트릭이다. 멕시코는 수비를 탄탄히 한 뒤 찬스가 나면 놀라운 스피드를 활용해 역습을 펼쳤다. 전반 35분 이르빙 로사노의 선제골이 이런 전술 속에서 나왔다.

학구파인 오소리오 감독은 반 년 전부터 한국 경기에 코치를 파견했고, 거스 히딩크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을 직접 찾아가 조언까지 들었다. 신태용 감독은 “히딩크 감독이 사심 없이 한국 축구 대표팀을 위해서 도와준다면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사심 없이’라는 단서 때문에 결국 히딩크 감독은 한국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신 감독은 스웨덴전에서 파격적인 전술을 선보였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스타팅 멤버로 내보내며 익숙하지 않은 스리톱을 가동했다. 결과는 한국의 0대 1 패배였다. 내용도 좋지 않아 한국은 유효슈팅을 1개도 날리지 못했다. 특히 스리톱으로 기용된 손흥민은 수비수인 윙백 역할까지 한 바람에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신 감독은 지난 19일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복귀한 뒤 멕시코전에 대비해 전술 훈련에 매진했다. 신 감독은 손흥민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톱 전술에 공을 들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신 감독은 스웨덴전에서 패한 뒤 멕시코전에 대한 각오를 밝히며 “공은 둥글다”고 말했다. 이 말은 이변을 말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문구다. 이변은 오소리오 감독처럼 상대를 철저히 분석하고, 완벽한 작전을 세웠을 때 일어난다. 이변은 우연과 다른 말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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