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과학] 공기와 투명한 얼음



지난주 휴가 중에 바닷가에서 딸아이가 다소 기발한 질문을 했다. 물분자에 산소가 있는데 물속에서 왜 질식하느냐고 한다. 산소원자와 수소원자는 서로 공유결합으로 단단히 묶여 있어 쉽게 분리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양서류는 어떻게 물속에서 피부호흡을 하느냐고 또 물어본다.

물속에는 산소분자가 녹아 있다. 이를 용존산소라고 한다. 상온에서 1ℓ 물속에는 대략 10㎖의 산소가 녹아 있다. 양서류는 피부에 용존산소를 흡수하는 조직이 있어 피부호흡이 가능하고, 물고기의 아가미에도 산소를 걸러내는 조직이 있어 물속 호흡이 가능하다.

물속에 녹아 있는 공기는 얼음을 얼려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켜보면 얼음이 매우 투명한데, 집에서 얼린 얼음은 투명하지 않다. 거품을 감싸고 있는 듯 속이 뿌옇다. 바로 이 거품이 물에 녹아 있는 공기다. 물이 어는 과정에서 뭉쳐 거품처럼 보인다. 물속 공기를 제거하려면 물을 끓이면 된다. 온도가 높으면 물분자와 공기분자의 연결이 끊어져 물속 용존산소는 대기 중으로 대부분 증발한다. 끓인 물을 용기에 담고 공기를 차단한 채 냉장고에 넣으면 투명한 얼음을 얼릴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공기 중에도 물분자가 녹아 있을 수 있다. 물분자가 포함된 정도를 습도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섭씨 30도 상온에서 1㎥의 공기에는 최대 30g의 수증기가 포함될 수 있다. 이를 ‘포화수증기량’이라고 하며, 이 상태가 상대습도 100%이다. 이를 기준으로 실제로 녹아 있는 수증기량 비율이 상대습도다. 만약 실제 수증기량이 15g이라면 습도는 15g/30g=50%다. 같은 온도라도 습도에 따라 느끼는 더위는 다르다. 비가 많이 내리는 우리나라의 여름은 섭씨 30도 정도에서도 매우 후텁지근하다. 하지만 섭씨 50도의 높은 온도에서도 중동의 날씨는 그늘에 들어가면 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정도다. 매우 건조해 습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남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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