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金, 19∼20일 방문” 이례적 신속 확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차량인 검은색 벤츠 S600 풀만 가드가 19일 중국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국빈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국무위원장 휘장이 오른쪽 뒷문에 새겨져 있다. 김 위원장은 20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최근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설명하고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최근 3개월간 세 차례나 이뤄졌다. 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위원장이 6월 19∼20일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9일 오전 10시14분(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 보도는 김 위원장이 베이징공항에 도착한 지 한 시간도 안 돼 나왔다.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전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도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방중 공개시점은 김 위원장의 이전 방문 때와 확연히 달랐다. 김 위원장이 3월 25∼28일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중국 당국은 김 위원장의 일정뿐 아니라 방중 사실 자체를 함구했다. 김 위원장 일행이 탄 열차가 중국과 북한 국경을 통과한 후에야 중국과 북한 매체들이 보도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의 5월 7∼8일 랴오닝성 다롄 방문 때도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다롄에서 출발한 8일 저녁에 보도가 나왔다.

이번에 김 위원장 방문을 공개한 것은 김 위원장이 더 이상 베일에 가려진 불량국가의 지도자가 아니라 국제 기준에 맞는 이른바 ‘정상국가’의 리더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번에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김 위원장의 방중을 미리 보도하기도 했다.

북·중 외교 관례상 북한 최고 지도자가 방중 후 귀국하기 전에 중국 정부가 방문 사실을 공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신화통신뿐 아니라 반관영 중국신문망, 인민일보 기관지인 환구시보 등도 일제히 김 위원장 방중 소식을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아직까지 김 위원장 동선을 보도하지 않았지만 이르면 20일 상세히 전할 것으로 보인다. 북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10일 도착한 사실을 다음 날인 11일 자세히 보도했다. 동선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북한 최고 지도자의 외국 방문 일정을 사전 공개하지 않는 북한 매체들의 보도 관행을 스스로 깬 것이다. 최고 지도자가 자리를 비워도 북한 체제가 안정돼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북한 매체들은 당시 김 위원장이 중국 전용기를 타고 싱가포르로 갔다는 사실도 공개했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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