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북한판 마셜 플랜 추진 첫 시사

사진=AP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미국 국무부 장관이 경제적 성공을 통한 북한의 밝은 미래를 언급하면서 ‘마셜 플랜’을 거론했다. 마셜 플랜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유럽 부흥을 위해 서유럽 국가들을 지원했던 대외원조사업이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대가로 대규모 투자 등을 포함한 ‘북한판 마셜 플랜’을 추진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마셜 플랜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경제클럽 연설에서 “우리는 북한 주민이 경제적 성공을 누릴 수 있는 조건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 북한의 밝은 미래는 누구의 희생 없이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원조에서 성공한 긴 역사를 갖고 있다. 마셜 플랜 같은 것들을 잊고 있다”며 “유럽의 우호적인 국가들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우리는 1100억 달러(약 122조원)를 유럽에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마셜 플랜을 언급한 것은 두 가지 의도 때문이다. 하나는 북한에 대한 지원이다. 다른 하나는 무역 관계에서 껄끄러워진 유럽 국가들이 ‘은혜를 모른다’는 점을 꼬집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70년이 지난 시점에서 유럽, 캐나다 등과 훌륭한 교역을 계속하려면 이들 국가와의 관계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연설에서 대북 구상들을 더욱 자세히 털어놓았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분명히 했다”며 “그에 대한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은 정전협정을 확실히 바꾸고 안전 보장을 제공하겠다는 것을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킬 경우 종전선언에 이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형식으로 북한 체제를 보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을 조만간 다시 방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만들어진 공동 합의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며 “너무 늦기 전에 (북한에)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지난 17일 ‘핫라인’ 통화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으나 실제로는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미 CNN방송이 보도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 시점(17일)에 두 정상 사이의 특정한 전화 통화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며 사실상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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