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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대통령에 우파 두케 당선, 정부·반군 평화협정 깰까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중도당의 이반 두케 후보가 17일(현지시간) 보고타에서 주먹을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콜롬비아 새 대통령으로 40대 초반의 보수 후보가 당선됐다. 당선자는 전임 정부가 반군과 수십년 만에 맺은 평화협정을 반대해와 자칫 다시 피바람이 불 수 있다는 우려가 인다.

현지 일간 엘에스펙타도르는 17일(현지시간) 치러진 콜롬비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민주중도당의 이반 두케(41·사진)가 53.98%를 득표, 41.81%에 그친 상대 후보 구스타보 페트로를 제치고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두케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집권했던 ‘보수 포퓰리스트’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꼽힌다. 친미파에 시장주의자로 분류된다. 미국 미주개발은행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2013년 우리베가 민주중도당을 출범시키면서 정치판에 호출됐다. 두케의 당선으로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현 정부가 최대 반군단체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맺은 정전협정이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2016년 11월 이들과 협정을 맺어 오랜 내전을 사실상 끝내고 그 업적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또 다른 반군세력 민족해방군(ELN) 역시 대선 기간 임시 정전을 선언하면서 이번 대선은 내전이 본격화된 1966년 뒤 52년 만에 무력충돌 없이 치러졌다.

두케는 선거 기간 협정이 지나치게 FARC 쪽에 유리한 조건이라며 재협상을 공약했다. 협정이 FARC 지도자와 조직원들의 과거 행위를 처벌하지 않기로 한 게 주요 비판거리였다. 두케의 정치적 후견인 우리베가 정전협정 반대여론을 주도했다.

신임 정부가 재협상을 강요할 경우 자칫 무장해제한 옛 FARC 대원 7000여명이 다시 무장투쟁에 나설 수 있다. FARC가 해산한 뒤 옛 대원들을 향한 극우파의 테러가 성행하고 있는 데다 옛 점령지에 다른 반군들이 활개 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대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조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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