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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 ‘팔색조’ 전술 있다면… 신태용호엔 ‘황금손’ 있다



프랑스 벨기에 포르투갈 등 유럽 축구의 주축이 ‘황금세대’라면, 신태용호를 이끄는 원동력은 ‘황금손’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의 ‘통쾌한 반란’은 결국 황금손의 발끝이나 머리에서 시작한다. 황희찬 김신욱 손흥민으로 이뤄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포워드 3명은 스웨덴전에 이어 멕시코전에서도 골 사냥에 나선다.

다양한 전술로 경기마다 달라지는 ‘팔색조’ 멕시코를 누르기 위해 한국에 요구되는 자세는 우리 전력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우직함이다. 신태용호가 가진 자타공인 최고의 비대칭 전력은 최전방의 ‘월드 클래스’ 손흥민이다. 손흥민을 ‘사형 집행인’에 비유하며 “그가 1억2000만 멕시코인들의 환상을 깰 수 있는 공격수”라고 쓴 멕시코 언론도 있다.

낮은 점유율과 수비 중심적 자세로 조별리그를 뚫어야 할 한국에게는 손흥민의 마무리 능력이 절실하다. 양발을 능숙하게 쓰는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어떤 거리, 어떤 상황에서든 슈팅을 할 수 있다는 강점을 입증해 왔다. 동료의 패스를 받아 슈팅할 수 있는 곳으로 미리 움직였고, 때로는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관건은 신태용호의 중원이 손흥민에게 얼마나 많은 공간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의 손흥민은 사실상 원톱과도 같은 역할이다.

신태용 감독은 연초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만나 “헤리 케인이 없을 때 손흥민이 토트넘의 원톱으로 어떻게 사용됐는지 힌트를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양한 조합을 통해 ‘손흥민 활용법’이 시험된 가운데 현재 손흥민의 공격 파트너로 낙점받은 선수는 황희찬이다. 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손흥민의 독일전 골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에서는 수비수를 등진 채 자신에게 향하는 볼의 방향만 바꿔 흘려 이재성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황희찬에게는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승부욕도 충분하다. 팀의 막내 이승우에게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번이 부여됐을 때에는 농반진반으로 서운함을 드러냈다고 한다. 화끈한 ‘치고 달리기’ 드리블로 보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상대의 압박을 이겨내고 빠져나올 수 있는 세밀한 볼 컨트롤 능력이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평가전에서의 기용 자체가 스웨덴전의 ‘트릭’으로 지목돼 마음고생했던 김신욱은 멕시코전을 위한 맞춤형 전력으로 평가된다. 멕시코 언론들은 신장이 196㎝에 달하는 김신욱이 앞선 평가전에서 볼리비아 수비진에 큰 위협이 됐으며, 멕시코 수비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멕시코는 독일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타이밍 빠른 크로스, 우악스러운 헤딩 경합에 힘들어했다. 김신욱은 한 번의 롱패스를 헤딩 득점으로 연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전력으로 통한다. 상대의 세트피스 찬스에서는 장신 수비수의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 김신욱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축구화에 태극기를 새겨 넣으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한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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