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2018 RUSSIA

‘월드컵 승부예측’ 족집게, 이번에는 흰색 고양이

‘월드컵 고양이’ 아킬레스가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월드컵 기자회견장에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중 러시아 국기가 세워진 쪽으로 이동해 먹이를 먹고 있다. 아킬레스가 선택한 러시아는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크게 이겼다. AP뉴시스


러시아의 일방적 승리로 끝난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은 ‘월드컵 고양이’의 예견대로였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예르미타주 박물관에 사는 흰색 고양이인 ‘아킬레스’는 지난 14일(한국시간) 월드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승부예측 행사에서 주저하지 않고 러시아의 승리를 예고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국기에 가까이 놓인 두 밥그릇 가운데 러시아 쪽으로 이동한 것이었다.

아킬레스는 박물관 측이 쥐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키우던 수십 마리의 고양이 가운데 한 마리였다. 집중력이 좋고 성격이 차분해서 ‘동물 신탁’의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아킬레스는 귀가 들리지 않아 다른 감각이 발달했다. 청각장애는 시끄러운 대중 앞에 놀라지 않고 나설 수 있게 된 요인도 됐다.

아킬레스에게는 나름대로의 승부 예측 과정이 있다. 아킬레스는 빨간 저지를 착용하고 팀별 차트와 경기 일정을 물끄러미 바라본 뒤에 국기 가까이 놓인 밥그릇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연습용 쳇바퀴를 타는 체력 훈련도 거친다고 한다. 아킬레스는 이런 식으로 지난해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4경기 가운데 3경기의 승패를 맞혔다.

아킬레스는 러시아의 경기를 중심으로 다음 달까지 승패 예측을 계속할 예정이다. 이름값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중 사례를 더욱 쌓아야 한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당시 문어 ‘파울’은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결승전 결과를 비롯해 7개 경기 결과를 맞혔다. 2014 브라질월드컵 때에는 파울을 흉내낸 스위스의 기니피그 등 여러 동물이 내세워졌지만 낮은 적중률로 ‘영물’ 소리는 듣지 못했다.

이경원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