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회담 준비 잘 마쳐… 입장 명확하며 변함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세 번째)이 11일 싱가포르 이스타나궁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오른쪽 세 번째)와 오찬 회동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오른쪽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왼쪽에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배석했다.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개최국인 싱가포르의 리셴룽 총리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게 잘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상회담 결과를 낙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리 총리와 만나 “싱가포르 측의 환대와 노련한 협조, 그리고 우정에 매우 감사하다”면서 “모든 게 매우 잘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싱가포르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총리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11시45분쯤 ‘더 비스트(The Beast)’라고 불리는 전용 차량을 타고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을 빠져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량 30여대의 호송을 받으며 숙소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이스타나 대통령궁으로 이동해 리 총리의 환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리 총리는 오찬 회동에서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리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던 만큼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리 총리가 주고받은 이야기나 김 위원장의 분위기 등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짧은 회담을 끝내고 포토라인에 서서 악수를 나눈 뒤 12시45분쯤 오찬을 시작했다. 오찬 자리에는 양측에서 각각 10여명의 참모들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왼쪽에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찬 회동에 대해 “긍정적인 만남이었고, 정상회담도 기대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내일 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며 “평화로 가는 첫 발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외교부는 “리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한 지역적 이슈와 국제 개발에 대해 좋은 대화를 나눴으며 경제와 안보 등에 관한 양측의 굳건한 협력관계를 다시 확인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할리만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의 국빈 방문 초대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11월 싱가포르에선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미국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리 총리와의 오찬을 끝내고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각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에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미 대사관과 싱가포르에 주둔 중인 미 해병 등 미국 측 관계자 200여명과 짧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의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실무협상단의 보고를 받으며 정상회담 준비에 전념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오늘 있었던 실무협상을 포함한 (북측 대표단과의) 만남을 통해 구체적인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면서 “대통령 역시 정상회담 준비를 잘 마쳤고, 미국의 입장은 명확하며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CNN방송 앵커 크리스티안 아만포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처음 만나 회담한 김 위원장에 대해 “새로운 길을 가고 싶어 하고 거래할 준비가 돼 있는, 자신감 있는 젊은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또 “김 위원장은 무언가를 하려는 목적이 있고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려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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