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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G7 美관세 공세 격화 조짐에 “중도하차”

G7 정상회의 조퇴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최국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무역 문제에 관해 설전을 벌이던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결국 G7 정상회의에 참가하되 ‘조퇴’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참석을 시간낭비로 여겨 불참하려다가 싸움을 회피하는 인상을 준다는 참모들의 만류에 조퇴로 절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G7 정상회의는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8∼9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다. 8일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9일 오전 G7 회의 중 기후변화·환경 세션을 거르고 북·미 정상회담 참석차 싱가포르로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의 종료 수시간 전에 먼저 자리를 뜨겠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이슈인 무역 분야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반발하는 상대가 많아 수적으로 밀리는 이번 회의에 왜 참석해야 하는지를 참모들에게 계속 물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서 무역 문제를 놓고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봤고, 이길 것으로 자신하면서도 그런 싸움에 시큰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싸움은 회의 시작 전부터 격렬하게 벌어졌다. 7일 트뤼도 총리와의 성명으로 미국의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한 마크롱 대통령은 8일 트위터로 또다시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은 홀로 고립되는 것에 신경 쓰지 않겠지만 우리도 6개국만의 합의의 서명을 꺼리지 않는다. 우리 6개국이 가치와 시장을 대표하기 때문”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끈했다. 그는 트위터에 “트뤼도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에 엄청난 관세를 부과하고 비(非)화폐 장벽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두 정상에게 알려줘라. 유럽연합(EU)의 대미(對美) 무역흑자는 1510억 달러(약 162조5500억원)에 달한다”고 썼다. 또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가 미국 유제품에 최대 300%의 관세를 부과해 우리 농업을 죽인다는 사실을 거론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어 “EU와 캐나다는 관세와 비화폐 장벽을 낮춰라.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그 이상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 후 ‘G8’ 회원 자격을 박탈당한 러시아를 복권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다른 회원국들과 각을 세우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로 출발하기 직전 회견에서 이같이 말한 뒤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조치일 수 있지만 우리에겐 다스려야 할 세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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