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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심장’ 대구마저… 박빙 판세 왜?



한국-민주 오차범위 초접전… ‘보수정권 실망에 표심 요동’ 젊은층 대안세력 찾기 나서
2014년 지방선거부터 균열… 40% 이르는 부동층이 관건


‘보수의 성지’ 대구가 6·13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보수정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던 곳이었지만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며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S·MBC·SBS가 칸타퍼블릭·코리아리서치센터·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5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구시장 선거 지지율은 한국당 권영진 후보 28.3%, 민주당 임대윤 후보 26.4%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보수의 몰락과 분열, 남북 화해 무드, 문재인정부의 인기 등이 복합적인 배경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7일 “보수진영 전체의 실패와 한국당의 정국 운영 실패, 대구의 변화를 바라는 열망들이 분위기를 바꿨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변화의 조짐이 지난 지방선거(2014년)부터 시작됐다고 봤다. 낙선했지만 당시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새누리당 내에서도 개혁파로 분류된 권영진 후보가 시장이 됐다는 것이다. 2016년 총선에서 김 장관이 당선된 것도 변화의 연장선상이다.

김관옥 계명대 정외과 교수는 “두 번에 걸친 보수정권의 실정(失政)에 대한 실망감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당에 대한 불만이 민주당 등 대안 세력을 지지하는 형태로 전환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외과 교수도 “지금의 50대는 10년 전, 20년 전 50대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라며 “대구의 50대 유권자들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는 등 ‘박근혜 선긋기’에 앞장선 한국당에 대한 불신도 작용하는 듯하다”고 해석했다.

보수 세력을 모을 구심점이 없는 것도 한국당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한국당 대구시당의 핵심 당직자는 “탄핵 사태 후 한국당에는 리더가 사라졌다”며 “중앙당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 후보 개인이 부동층 흡수를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어려운 상황을 털어놨다.

현재 한국당이 어렵다는 데에는 모든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지만 선거 결과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보수 지지층 결집과 동시에 ‘해볼 만하다’는 진보 지지층의 결집이 동시에 일어나 끝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 접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김형준 교수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박빙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 보수 지지층의 강력한 결집을 이끌어낼 것으로 봤다. 김태일 교수는 “2004년 총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역풍이 불었지만 열린우리당은 대구에서 참패했다”며 “40%에 달하는 부동층이 샤이 보수인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최승욱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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