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몰랐던 백제시대 ‘전축분’ 80년 만에 공주 교촌리서 확인



일제 강점기 일본 학자들의 발굴조사 이후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던 백제시대 전축분(塼築墳·벽돌무덤)이 80년 만에 확인됐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지난 5월부터 공주시와 공주대학교 박물관이 함께 발굴 조사하고 있는 충남 공주시 교촌리에서 공주 송산리 고분군(사적 제13호) 내 무령왕릉과 유사한 형태의 백제 전축분(사진)이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교촌리 고분군과 관련해서는 1530년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공주) 향교 서쪽에 무덤이 있는데, 백제왕릉이라고 전해진다”고 밝히는 등 조선시대부터 그 존재가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인 1939년 일본 고고학자 사이토 다다시와 가루베 지온이 발굴 조사한 이후 그 위치가 알려지지 않았다. 가루베가 ‘미완성 고분’이라고 규정한 탓이 컸고, 1971년 무령왕릉이 발굴되면서 교촌리 전축분의 존재는 학계에서 잊혔다. 일본인 학자들이 대략적인 위치만 표기한 채 정확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던 교촌리 전축분이 비로소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백제 웅진 도읍기(475∼538)에 만들어진 전축분은 그 사례가 많지 않다. 송산리 고분군 내 무령왕릉과 6호 전축분 정도다. 새롭게 발견한 교촌리 전축분은 무령왕릉, 6호 전축분과 같은 터널형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무덤 축조에 사용된 벽돌이 무늬가 없는 네모꼴과 긴 네모꼴이다. 이는 연꽃무늬, 인동무늬 등이 화려한 기존 전축분의 벽돌과 다른 모습이라 주목된다.

문화재청은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교촌리 전축분이 무령왕릉 축조를 위한 연습용 무덤인지, 웅진 도읍기에 중국식 상장례(喪葬禮) 문화를 도입하며 수용한 새로운 유형인지, 무령왕릉 이전에 만들어진 왕릉 격의 무덤인지 구체적인 성격을 밝혀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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