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륙열차의 길’ 열렸다… 北 찬성으로 국제철도협력기구 가입 성공



한국이 7일 북한의 지지를 얻어 유라시아 대륙철도 운영국 협의체인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로써 부산에서 열차를 타고 출발해 서울과 평양을 거쳐 시베리아와 유럽까지 가는 대륙열차의 꿈이 이뤄질 수 있는 국제협력의 토대가 마련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OSJD 장관급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한국은 2015년부터 정회원 가입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북한의 반대로 가입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한국 대표단장인 손명수 국토부 철도국장은 공식연설을 통해 회원국에 한국 가입안 지지를 요청했다. 이에 북한도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 가입이 최종 결정됐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화해 기류가 조성됨에 따라 북한이 전향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이어서 완전한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고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도 해제되지 않았지만 남북 경협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남북 철도 연결과 이를 토대로 한 유라시아 대륙철도 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최근 고위급 회담을 열어 남북 열차와 도로를 연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실무 분과회의를 이달 말 개최하기로 한 바 있다.

OSJD에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28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몽골종단철도(TMGR) 등 유라시아 횡단철도가 지나는 모든 국가가 회원이다. 코레일을 포함한 44개 기업으로 구성된 제휴회원도 두고 있다. OSJD는 구소련과 동구권 국가 간에 국제철도협약을 맺기 위해 1956년 결성된 기구로 대륙철도를 포함한 유라시아 철도 운송과 관련한 제도와 운송협정을 마련하고 기술 분야 협력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가입으로 우리나라는 TCR과 TSR을 포함해 28만㎞에 달하는 유라시아 대륙철도 노선 운영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화물운송 통관절차에서도 회원국 간 우대를 받을 수 있어 향후 유라시아 철도를 활용한 물동량 증가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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