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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결과대로 與 압승?… ‘샤이 票’에 달렸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를 찾아 사전투표를 먼저 체험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전문가들 “부동층 10∼30%” 보수 텃밭 ‘샤이 보수’ 표심 주목
영남·충청 등서 변수 될 가능성… 일각 “뒤집을 위력 없다” 시각도


6월 지방선거가 닷새 앞(8일 기준)으로 다가오면서 부동층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6일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확실한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부동층 표심 향배에 따라 이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층 규모를 전체 유권자의 10∼30%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의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7일 “ARS 자동응답의 경우 부동층이 10% 내외, 전화 면접 조사인 경우 부동층이 30% 정도까지 나온다”며 “조사 방식에 따라 부동층 규모가 다르게 측정된다”고 말했다. 전화 면접 조사의 경우 응답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밝히기 꺼리는 경향이 더 강하다고 한다. 현경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위원도 “정확한 부동층 규모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선거 1주일 전에는 통상 15∼20%로 본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부동층이 최대 40%에 달하는 곳도 있다.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SBS)의 2∼5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의 부동층은 각각 41.1%, 43.7%로 나타났다. 충북 제천·단양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유권자의 39.3%가 부동층으로 조사됐다.

부동층의 선택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같은 부동층이라 해도 다양한 성향의 집단이 섞여 있는 탓이다. 야권은 자신이 보수 성향임을 밝히기 꺼리는 이른바 ‘샤이 보수’가 많다고 주장한다. 여권 성향 지지자가 지지 후보를 일부러 밝히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아직까지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순수한 의미의 부동층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통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의 부동층 표심에 주목하고 있다. 고령의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현재 대통령과 여당의 높은 지지율 때문에 자신의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영남 지역의 투표 결과를 여론조사만으로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여론조사 업체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가 자유한국당 후보에 비해 배 이상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더블 스코어’ 지역이라도 영남권은 실제 득표 결과가 상당히 좁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이 근소하게 앞서는 대구와 경북 역시 그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크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영남권 외에 충남과 충북에서도 부동층 표심이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 업체 관계자는 “남은 기간 지역별로 어떤 변수들이 발생할지 아무도 모르지만 그동안 나온 조사 결과와 투표 결과는 상당히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는 부동층이 선거 결과를 뒤집을 만한 위력이 없다. 야당이 역전하기에는 이미 격차가 너무 벌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여론조사 결과 격차가 많이 좁혀진 것으로 나오는 대구의 경우 부동층이 마지막에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부동층이 전국적인 판세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판 신재희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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