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열공 중인 ‘넌·루가 모델’… 핵탄두 폐기↔부다페스트 양해각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기의 담판이 될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넌-루가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1991년 구소련 붕괴 이후 신생 독립국이 된 카자흐스탄과 우크라이나, 벨라루스는 자국 영토에 배치돼 있던 핵탄두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러시아로 이관·폐기하는 대가로 서방 국가로부터 체제안전 보장 및 경제지원을 받았다. 당시 미국은 ‘넌-루가법’으로 이들 3개국에 핵 해체비용 등을 지원했다. 넌-루가법은 이 법안을 공동발의한 샘 넌과 리처드 루가 전 상원의원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미국은 넌-루가법에 따라 16억 달러를 들여 이들 3개국이 보유한 수천 기의 핵탄두와 미사일 등을 러시아로 넘겨 폐기 처리했다. 또 핵 개발에 동원된 과학자 등 인력을 대상으로 전직 훈련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해 핵 관련 기술 유출 등을 차단했다.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는 핵 포기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 러시아 영국과 체제안전 보장 각서(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94년 체결했다. 서방 국가들은 경제적 지원도 3개국에 제공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7일 “넌-루가 모델은 이미 전부터 검토됐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관심을 가지면서 더 부각된 것”이라며 “미 의회가 개입하는 법안 형태이기 때문에 북한이 원하는 체제안전 보장성과 지속성을 갖출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달 방미 당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카자흐스탄 사례를 북한에 적용할 비핵화 모델로 언급한 바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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