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펠라 호텔, 시설·안전 완벽… 해변 산책로 ‘도보 담소’ 가능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싱가포르 센토사섬 내 카펠라 호텔 전경. 모두 112개의 객실이 있고 호텔 주변에 독채 빌라도 많다. 카펠라 호텔 홈페이지 캡처
 

회담 열리는 카펠라 호텔은 19세기 건물 리노베이션해 보존… 5성급 리조트로 고급스러운 외관
다리·모노레일·케이블카 끊으면 외부와 완전 차단… 경호에 적합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확정된 싱가포르 센토사섬 내 카펠라 호텔은 역사가 오래된 5성급 리조트로 고급스러운 외관과 아름다운 주변 환경, 시설과 안전 등 모든 면에서 역사적인 회담 장소로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카펠라 호텔은 싱가포르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19세기 말에 지어졌다. 영국 군인들이 사용하던 두 개의 건물을 모태로 하는 이 호텔은 당시 건물을 리노베이션해 그대로 보존하면서 그 뒤로 현대적인 신관 건물을 지었다. 설계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맡았다. 신관 건물 뒤로는 넓은 정원과 수영장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호텔 바로 옆에 해변 산책로도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중간에 산책하면서 담소를 나누는 장면도 연출할 수 있다.

폰티악 랜드 그룹의 키위 일가가 소유한 카펠라 호텔은 112개의 최고급 객실을 갖고 있다. 객실의 하룻밤 숙박비는 최저 50만원대에서 최고 800만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매체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6일 리조트 내 호젓한 위치에 최고급 독채 ‘프레지던셜 매너’가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현지 부자들은 해변 쪽에 있는 독채 빌라들을 매입해 별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빌라 한 채 가격은 3900만 싱가포르달러(약 313억원)로 추정된다.

카펠라 호텔이 있는 유명 관광지 센토사섬은 말레이반도 끝에 위치해 있다. 넓이가 4.71㎢로 싱가포르 본섬과 연결된 700여m 길이의 다리와 모노레일, 케이블카만 끊으면 외부에서 접근할 수 없다. 말레이어로 ‘평화와 고요’를 뜻하는 센토사(sentosa)라는 단어에 걸맞게 최고급 호텔들과 해양수족관, 난꽃 식물원인 오키드 가든, 카지노, 골프장 등 휴양시설이 밀집해 있다. 2차대전 중이던 1942년 일본군이 싱가포르를 점령하면서 센토사섬에는 45년까지 일본군의 전쟁포로 수용소가 설치됐다. 싱가포르 독립운동가들이 섬에 끌려와 해변에서 처형되기도 했다. 그런 탓에 70년대까지만 해도 싱가포르인들에게 센토사섬은 ‘죽음의 섬’으로 여겨졌다. 싱가포르 정부가 72년 휴양지로 개발하기 전까지 섬의 이름은 풀라우 블라캉 마티(Pulau Belakang Mati)였다. ‘죽음 뒤에 있는 섬’이란 뜻이다.

싱가포르 요식업계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을 상징하는 다양한 메뉴를 내놓으며 정상회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음식점 ‘하모니 나시 르막’은 ‘트럼프 김치 나시 르막’이라는 메뉴를 선보였다. 싱가포르인들이 즐겨 먹는 요리 나시 르막에 미국산 소고기와 김치를 곁들인 것이다. 멕시코 음식점 ‘루차 로코’는 치즈버거가 들어간 타코 ‘엘 트룸포’와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이 들어간 타코 ‘로켓맨’(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지칭한 단어)을 출시했다.

5성급 호텔 로열 플라자 온 스콧은 레스토랑 메뉴에 ‘정상회담 아이스티’와 ‘트럼프-김 버거’를 내놨다. 회담 날짜(6월 12일)에 맞춰 아이스티는 6싱가포르달러(약 4800원), 트럼프-김 버거는 12싱가포르달러(약 9600원)에 판매한다.

한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오는 11∼13일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이 일시적으로 제한된다고 공지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