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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회장서 퇴진… 하워드 슐츠의 ‘용꿈’

사진=AP뉴시스


스타벅스를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으로 키운 하워드 슐츠(64·사진) 회장이 이달 말 퇴임한다고 4일(현지시간) 스타벅스 측이 밝혔다. 슐츠는 정치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스타 기업인이어서 미국 민주당의 잠룡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그는 차기(2020년)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록스의 세일즈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슐츠는 1982년 스타벅스에 마케팅 디렉터로 합류했다. 87년부터 2000년까지, 다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로 일했다. 지난해 CEO에서 물러나 회장이 됐다. 슐츠의 후임은 백화점 체인 JC페니의 CEO를 지낸 마이런 얼먼으로 정해졌다.

80년대 초반 미국 내 매장이 11개뿐이었던 스타벅스는 슐츠의 지휘 아래 세계 77개국에 2만8000여개 매장을 거느린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780억 달러(약 83조5400억원)에 달한다.

이제 슐츠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CNN방송에서 “공직을 포함해 다양한 옵션을 생각해보려 한다”며 정계 진출 가능성을 열어 놨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선 “분열이 심해지는 미국에 대해, 세계에서의 미국 입지에 대해 깊이 우려해 왔다”고 말했다.

슐츠는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고,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여러 정책에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내렸을 때 “향후 5년간 난민 1만명을 고용하겠다”는 선언으로 반발했다. 슐츠는 지난달 30일에도 CNN에 나와 “트럼프 행정부의 (인종차별적) 언행이 사람들에게 그걸 따라 해도 된다는 면허를 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슐츠는 지난달 퇴임 계획을 발표하려 했으나 지난 4월 필라델피아 매장에서 인종차별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발표를 늦췄다. 주문을 안 하고 매장에 앉아 있던 흑인 2명을 직원이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었다. 슐츠는 직접 사과하고 미국 내 8000여개 매장 문을 닫은 채 직원교육을 시키는 등 적극적인 대응으로 사태를 수습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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