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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성, 여권 실세라서…” VS “배현진, 밝고 싹싹해서…”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일 송파구 가락시장 앞 상가를 돌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붉은색 조끼를 입은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가 4일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아파트 앞에서 어린이와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2번 표시를 하고 있다. 배현진 후보 캠프 제공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중요하다.” “너무 밝고 싹싹하다.”

서울 송파구 새마을시장에서 10년 넘게 과일가게를 운영 중인 배모(54·여)씨는 6·13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여당을 지지한다고 했다. 하지만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어떤 이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는 눈치였다. 배씨는 “후보 중에 썩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다”면서도 “후보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이번 선거에선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이곳에서 호떡 장사를 해온 오모(62)씨도 “최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후보들 유세를 다 봤는데 3선 경력의 최 후보가 가장 믿음이 가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4일 가락시장 유세에서 “송파 발전을 위해선 예산과 정책이 중요하다. 나는 375조원 예산을 들여다보고 만져온 사람”이라며 “문 대통령도, 동료 의원도 최재성 하면 ‘실력’이라고 인정했다”며 ‘실력’과 ‘문재인’을 강조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지하철 장지역 유세에서 “최 후보는 문재인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라고 치켜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송파구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이모(26·여)씨는 “판세는 이미 기울어진 것 같다”며 “야당 후보들은 송파에 대한 고민 없이 인지도로만 승부를 보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는 “선거운동도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새롭고 젊은 에너지를 강조했다. 배 후보의 이날 일정은 재건축을 앞둔 잠실주공 5단지 아파트에서 시작됐다. 질끈 묶은 머리에 엷은 화장, 검은색 슬랙스와 하얀색 운동화를 신은 배 후보는 1시간30분 동안 쉬지 않고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유권자와 인사를 나눴다. 잠실산악회 소속 김모(64)·심모(61·여)씨 부부는 “아주 밝고 싹싹하다. 송파에도 젊은 바람이 불어야 한다”며 양 손으로 2번을 그렸다.

배 후보는 시종일관 웃으며 유권자를 반겼다. 인사를 피하면 끝까지 쫓아가 악수를 받아내고, 길에서 마주친 민주당 지방선거 후보와도 거리낌 없이 인사를 나눴다. 배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체중이 3㎏ 넘게 빠졌지만 몸에 맞는 바지를 살 시간이 없어 옷핀으로 바지 허리춤을 고정한 채 유세를 벌이고 있다. 송파구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는 김모(68)씨는 “앵커 때 모습처럼 의정활동도 똑부러지게 할 것 같다”며 “보유세 인상을 막아주겠다는 공약도 마음에 든다. 보유세를 깎아주지는 못할망정 올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배 후보가 눈에 차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주공5단지 아파트 주민인 40대 여성은 “공약만 보면 한국당 후보를 뽑아야 하지만 후보가 약해서 고심”이라며 “정치 신인이 선배 정치인 사이에서 자기주장을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3년째 정육점을 운영 중인 신모(46)씨는 “여당을 견제할 세력이 필요하다”며 배 후보와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 사이에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한 박 후보에게 표를 주자니 사표가 될 게 뻔하고, 배 후보에게 표를 주자니 무게감이 없다”며 “두 후보가 빨리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전동 토박이인 박모(59)·전모(56·여)씨 부부도 “민주당에 다 줄 순 없다. 그렇다고 정신 못 차린 한국당에 표를 줄 수도 없다”며 “나는 한나라당만 찍어왔는데 이번엔 바른미래당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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