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UC여자오픈 아쉬운 준우승... ‘1998 박세리’ 재연 실패

김효주가 3일 앨라배마주의 쇼얼 크리크 클럽(파72)에서 열린 제73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 7번 홀에서 티오프하고 있다. 이날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김효주는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과 동타를 이뤄 연장 승부에 들어갔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AP=연합뉴스]
 
3일 오하이오 더블린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준우승, 세계 랭킹 56위에 오른 안병훈.  [AP=연합뉴스]


박세리(41)는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연장전에서 양말을 벗고 연못에서 공을 치는 감동의 ‘맨발 투혼’을 발휘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박세리의 극적인 승리는 당시 외환위기로 신음하던 국민들에게 큰 위안이 됐다. 당시 우승 경쟁자는 태국의 제니 추아시리폰(41)이었다. 그로부터 꼭 20년이 지난 2018 US여자오픈 대회. ‘박세리 키즈’로 한때 천재소녀로 불린 김효주(23)가 연장전을 치렀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결승 상대는 태국 선수였고 그때와 마찬가지로 동갑내기였다. 평행이론 같은 20년 만의 리턴매치였지만 결과만 달랐다. 김효주가 태국의 스타 아리야 주타누간(23)에게 아쉽게 패했다.

김효주는 3일 앨라배마주 버밍햄 인근의 쇼얼 크리크(파72·6696야드) 골프장에서 열린 US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 나섰다.

3라운드까지 김효주는 1위 주타누간에 6타차 뒤진 3위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이날 김효주는 보기를 적지 않고 버디만 5개 잡을 만큼 최고의 경기력을 자랑했다. 김효주는 전반에 3타를 줄인 뒤 후반에도 2타를 줄였다. 반면 주타누간은 버디 6개를 잡았음에도 보기 4개와 트리플 보기 1개를 기록하는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며 1타를 잃었다. 결국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김효주는 주타누간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은 2홀의 결과를 합산해 승부를 결정한다. 14번 홀에서 진행된 첫 연장전서는 김효주가 9m가 넘는 퍼트를 성공시키며 버디에 성공해 파를 기록한 주타누간을 1타 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18번 홀에서는 보기를 적어내며 파를 적은 주타누간과 동률이 됐다. 네 번째 연장 18번 홀까지 가서야 판가름났다. 김효주는 보기를 기록하며 파에 성공한 주타누간에 우승을 내줬다.

그러나 올 시즌 8개 대회에 나서 3개 대회에서 컷 탈락할 정도로 부진했던 김효주는 이번 대회 선전을 계기로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김효주는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이렇게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전 목표가 4언더파였고 우승은 생각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효주의 이번 US오픈 대회 준우승은 여제 박세리가 지켜보는 앞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박세리는 US오픈 우승 20주년을 맞아 미국골프협회(USGA) 초청으로 크리크 골프장을 찾아 한국선수들을 응원했다. 그는 “벌써 우승한 지 20년이나 됐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선수가 아니라 초청을 받아 대회 현장을 가게 되니 감회가 더욱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같은 날 안병훈(27)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에서 열린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안병훈은 최종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연장전에 합류했지만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에게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안병훈은 “결과가 아쉽지만 샷과 퍼트 모두 잘 돼 만족한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안병훈은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세계랭킹이 29계단 상승한 56위에 올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