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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반도체처럼… 이재용, 세계적 권위자 영입 ‘역전신화’ 총력전

왼쪽부터 세바스찬 승, 대니얼 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 이후 미래 삼성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는 거물급 AI 분야 전문가들을 잇따라 영입하고 세계 거점 도시에 AI 연구센터를 개설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 3월부터 해외 출장을 다니며 신사업 발굴에 나선 결과가 AI 역량 강화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후발주자로 시작해 세계 1위로 올라선 반도체·TV·스마트폰의 성공 경험을 살려 AI 산업에서도 ‘역전 신화’를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AI 분야 세계적인 권위자인 세바스찬 승(52)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대니얼 리(49)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를 영입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1일자로 영입된 두 교수는 모두 부사장급으로 삼성리서치(SR)에서 AI 전략 수립 및 선행연구 자문, 차세대 기계학습 알고리즘·로보틱스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SR은 삼성전자 완제품(세트) 부문의 신성장 동력 발굴과 선행기술 확보를 목표로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조직으로 지난해 신설됐다.

승 교수는 뇌 신경공학 기반 AI 분야 석학으로 미국 하버드대 이론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벨연구소 연구원과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물리학과 교수를 지냈다. 그는 2008년 AI 컴퓨터를 구현하는 토대를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호암재단에서 수여하는 ‘호암상 공학상’을 받기도 했다. AI 로보틱스 분야 권위자인 리 교수는 MIT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벨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2001년부터 펜실베이니아대 전기공학과 교수로 근무했다. AI 분야 학회인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와 인공지능발전협회 의장이면서 미국전기전자학회(IEEE) 연구원도 겸임하고 있다.

두 교수는 1999년 인간의 뇌신경 작용에서 영감을 얻어 인간의 지적 활동을 모방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세계 최초로 공동 개발했고 관련 논문이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에 영국 케임브리지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에 AI 연구센터를 개소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한국 AI 총괄센터를 신설했고 올 1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들 센터는 마이크로소프트(MS) 케임브리지 연구소장을 역임한 앤드루 블레이크 박사 등 AI의 권위자들이 이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분야는 그 자체로 육성해야 할 신사업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업들의 성장 동력원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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