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인의 태극전사… 꿈★은 시작된다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국민이 원하는 월드컵 16강에 들도록 하겠다”며 선전을 약속했다. 태극전사들은 두 차례 국내 평가전을 마치고 러시아월드컵에 앞서 최종 훈련을 위해 이날 오스트리아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인천공항=최현규 기자




23명의 태극전사들이 두 차례 국내 평가전을 마치고 월드컵에 앞선 최종 훈련을 위해 3일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떠났다.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유쾌한 반란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출정식에서의 졸전에 대한 여론의 비등한 비난을 의식한 듯 대표팀은 출국에 앞서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3일 낮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러시아월드컵에 도전하는 출사표를 던진 뒤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출국했다. 공항에서 미리 기다리던 축구팬들은 유니폼과 종이를 꺼내 사인을 받거나 선수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응원,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신태용호는 온두라스(2대 0 승리),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1대 3 패배)와의 국내 평가전에서 1승 1패를 거뒀다. 특히 변형스리백 수비 전술을 꺼냈던 보스니아전에서 대량 실점을 한 탓에 월드컵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신 감독은 이를 인식한 듯 “국내에서 좋은 분위기를 가져가지 못해 죄송하다”면서도 “오스트리아에서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선수들이 스웨덴, 멕시코, 독일전에 대비해 하나씩 준비한다면 월드컵에서 더 많은 것을 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은 정보전이라 팀 전력을 다 보여드리지 못해 안타깝다. 월드컵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민들의 응원도 당부했다. 신 감독은 “국민들 모두가 원하는 16강에 가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들께서도 거리 응원이나 TV 시청을 통해 대표팀에 힘을 실어주시면 좋겠다.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6명의 예비 명단에 포함됐던 김진수(전북 현대)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권경원(톈진 취안젠)은 23인의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이청용은 올 시즌 소속팀에서 실전 경기를 거의 소화하지 못해 경기력이 떨어진 것이 탈락 원인이었다. 지난 온두라스전에 선발 출장했으나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무릎 부상을 안고 있던 김진수는 몸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서 4년 전에 이어 또다시 탈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권경원은 대표팀 내 스리백 수비 자원으로 꼽혔지만 지난 보스니아전에서 신 감독의 눈에 들지 못하며 월드컵행의 기회를 놓쳤다.

주장 기성용은 “주장으로서 마음이 착잡하지만 팀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탈락한 선수들, 부상을 당한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한 발 더 뛸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팀원들에게도 “월드컵 첫 경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선수들 개개인이 컨디션 조절에 힘써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최근 대표팀 안팎에서는 일부 선수들이 월드컵에 대한 간절함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태극마크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감독도 “이제는 선수들이 최종 23인에 뽑혔고,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기에 간절함이 묻어나오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저희 코치진도 선수들에게 그런 것을 많이 강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선수들이 장기적으로 자신의 커리어나 한국 축구 후배들을 위해 월드컵이 얼마나 중요한 무대인지 알고 임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른 한국은 오는 7일과 11일 볼리비아, 세네갈(비공개)과의 원정 평가전을 통해 조직력과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때 ‘베스트 11’도 가려지게 된다.

신태용호는 세네갈전을 마친 뒤 12일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하며 결전지에 입성한다. 스웨덴과의 F조 조별리그 1차전은 18일 오후 9시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다.

인천공항=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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