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당장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결론 내린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고 미 NBC방송이 29일(현지시간) 정부 관료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같은 판단은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근 성명 내용과 배치된다고 NBC는 덧붙였다.
이달 초 미 행정부 내에서 회람된 CIA 보고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는 데 최소 15년이 걸릴 것”이라고 본 스탠퍼드대 산하 국제안보협력센터(CISC)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분석도 인용한 것으로 전했다.
헤커를 비롯한 연구팀은 ‘기술적 관점에서의 북한 비핵화’라는 제목의 별도 보고서에서 북한이 즉각적인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요구는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현실성도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그러므로 단계적 접근을 준비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일부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히며 즉각적 비핵화의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NBC는 평가했다.
CIA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의의 표현으로 미국의 패스트푸드 매장을 평양에 여는 방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NBC는 “주요 외교협상에 앞서 정보당국과 국무부가 상대편 레드라인(최악의 상황)에 대한 분석을 내놓는 것은 통상적”이라며 “이런 의견은 미국의 협상 참여자들에게 발생 가능한 모든 사건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상대 측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