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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 욕설” “적폐 철새”… 경기지사 선거, 최악 네거티브 전쟁

29일(한국시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자유한국당 남경필, 바른미래당 김영환, 정의당 이홍우 후보. KBS 선거방송준칙에 따라 원내 5석이 되지 않는 민중당 홍성규 후보는 초청대상에서 제외됐다. [연합뉴스]


남경필 ‘李 막말·쌍욕’ 공세… 이재명 ‘南 철새 정치’ 맞불
정책대결 실종 진흙탕싸움… 누가 이기더라도 깊은 상처


경기지사 선거가 6·13 지방선거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최악의 네거티브 전장(戰場)이 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형수 욕설 녹음파일’을 당 홈페이지에 전격 공개하면서 정치권은 물론 세간의 관심이 온통 욕설 논란에 쏠렸다.

한국당 남경필 후보와 한국당은 연일 이 후보의 과거 욕설과 거친 발언을 공개하며 이 후보를 ‘막말·욕설 후보’로 몰아가고 있다.

한국당이 후보 등록이 개시된 지난 24일 당 홈페이지에 공개한 이 후보와 형수 간 통화 녹음파일에는 지면에 옮기기 어려울 정도의 거친 욕설이 그대로 노출됐다. 남 후보 캠프는 29일에도 이 후보가 2011년 성남시장 재직 당시 경기도 판교 철거민 단체 민원인과 벌인 말다툼 내용도 공개했다. 남 후보 측은 이 후보가 당시 판교 철거민을 향해 “여기 사람들 다 잡아가라고 해라, 다 구속시키도록 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후보는 남 후보의 한국당 탈당 및 복당 전력을 놓고 ‘적폐 프레임’ 부각에 애쓰고 있다. 자신은 ‘촛불혁명 계승자’로, 남 후보는 ‘적폐 철새’로 만들어 이미지 싸움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 캠프는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남 후보는 2014년엔 ‘적폐 수장’ 박근혜 호위무사를 자처하더니 2016년 국정농단 때는 (한국당을) 탈당해 개혁보수 흉내를 냈다. 하지만 형세가 불리해지자 다시 적폐의 온상으로 돌아가 연일 국민을 호도한다”고 비난했다.

다만 이 후보는 한국당의 욕설 공세에는 사실관계 설명에만 주력하며 전면 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남 후보의 이혼 및 남 후보 장남의 마약·폭행 전과로 맞대응할 수 있지만 욕설 논란도 함께 커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보인다.

남 후보 측이 지적한 2011년 ‘철거민 막말’ 논란에 대해서도 이 후보 측은 “불법적 특혜 요구를 거부하다 생긴 일로 그 과정에서 이 후보가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면서도 “시위자들에게 오래 시달리다 보니 감정이 격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특이한 점은 이 후보가 당 안팎의 공격을 동시에 받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혜경궁 김씨’ 논란이 친문(친문재인) 성향 지지자 사이에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수천만원을 모금해 이달에만 세 차례 중앙일간지 1면에 ‘혜경궁 김씨’의 실체를 밝혀 달라는 취지의 광고를 게재했다.

남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가 문재인 당시 후보를 향해 쏟아낸 비판 발언을 게재하며 ‘민주당 갈라치기’를 시도하고 있다. 경기도가 지역구인 한 의원은 “누가 이기더라도 양쪽 모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며 “경기도 유권자들에게 차선(次善)도 아닌 차악(次惡) 선택을 강요하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최승욱 이종선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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