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아브라모비치, 이스라엘 시민권 딴 까닭은



영국 프로축구클럽 첼시의 구단주인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51·사진)가 이스라엘 시민권을 따냈다.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간) 영국 비자 갱신을 받지 못한 아브라모비치가 이스라엘 시민권으로 다시 영국에 입국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여권 소지자는 영국에서 비자 없이 최대 6개월까지 머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대계인 아브라모비치는 지난주 러시아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귀화 면접을 보고 이스라엘 시민권을 획득했다. 이스라엘은 “유대인을 시민으로 받아들인다”는 취지의 이스라엘 귀환법에 따라 유대인에게 시민권을 발급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친한 아브라모비치는 1990년대 유전과 천연가스로 거대한 부를 축적했다. 그의 재산은 약 115억 달러(약 12조4000억원)로 영국에서 13번째 부호다. 이스라엘로 귀화하면서 이스라엘 최고 부자가 됐다. 아브라모비치를 비롯해 러시아 갑부들은 영국에 최소 200만 파운드(약 29억원) 이상 투자한 사람에게 발급되는 투자비자(티어1)를 받아 왔다. 지난달 투자비자가 만료된 뒤 러시아로 돌아간 아브라모비치는 갱신이 계속 지연돼 지난 19일 첼시의 잉글랜드 FA컵 결승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첼시는 이날 통산 8번째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외신들은 아브라모비치의 비자 갱신 지연이 지난 3월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의 암살 시도 사건과 관련 있다고 본다. 사건의 배후를 러시아로 보는 영국 정부는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각종 제재를 단행했다. 또 러시아 부호 700여명이 소유한 투자비자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