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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 접촉”… 성 김, 판문점 실무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뜰 앞에서 기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최선희 北 외무성 부상 만나 비핵화 방식·이행 기간 등 북·미 정상회담 핵심 의제 다뤄
30명 규모 또다른 실무진도 이르면 28일 싱가포르서 만나 의전·경호·보안 문제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복원시키면서 실무회담이 투트랙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27일 성 김 전 주한 대사를 포함한 실무진이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1차 실무회담을 열었으며, 의전·경호·보안에 대한 실무회담은 28∼29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6월 12일 싱가포르 회담을 기대하고 있으며, 그것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해 정상회담 취소를 사실상 번복했다. 이어 “사람들이 우리가 회담을 하고 뭔가 만들어내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우리가 한반도 비핵화에 성공하면 북한에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또 남한과 일본, 미국, 중국 및 전 세계에도 좋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소를 밝히지 않겠지만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서 또 다른 회담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가 상주해 있는 뉴욕에서 북·미 간 대화가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성 김 전 대사를 비롯해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 등이 포함된 실무진의 방북인 것이 드러났다. 의제를 다루게 된 판문점 실무회담에 북측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 접촉의 핵심 의제는 비핵화 방식과 이행 기간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를 한 번에 이행하기(all-in-one)를 원하지만 신속하게 진행된다면 단계적 이행(phase-in)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해 일괄 타결과 단계적 이행이 절충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 방식에 대해 ‘단계적 비핵화’ 및 이에 따른 ‘동시적 보상’을 요구해 왔다.

북한이 중요시하는 적대관계 청산 및 체제안전 보장 문제도 심도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체제 안전과 관련해 여전히 미국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미국이 북한을 안심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2차) 남북 정상회담은 잘 진행됐다고 들었다”며 “우리(한·미)는 긴밀하게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말해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 재개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어 “북·미 정상회담 준비 실무팀이 싱가포르로 파견된다”고 발표했다. 조 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이끄는 실무팀은 패트릭 클립톤 대통령 특보, 미라 리카르텔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등 백악관과 국무부 직원 30여명으로 구성됐으며 28일 일본을 거쳐 당일 싱가포르에 도착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28일이나 늦어도 29일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의가 현지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의전·경호·보안 실무회담의 경우 북한 쪽에서는 ‘김정은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협상 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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