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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조경 망친다”… 체면 구긴 노벨



유명 건축가가 디자인한 새 노벨센터(구상도)가 도시의 역사성과 조경을 망친다는 이유로 건축 불허 판결을 받았다고 영국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스웨덴 법원이 건축을 금지한 새 노벨센터는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것으로 노벨상 수상식과 각종 전시회 및 세미나 장소로 사용하려던 건물이다. 치퍼필드는 우리나라 용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을 설계하기도 한 건축가다.

재판부는 “(새 노벨센터의 규모가) 해운·무역도시인 수도 스톡홀름의 역사적 발전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지장을 줄 수 있다”고 건축 금지 이유를 밝혔다. 유서 깊은 항구 지역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건축비로 12억 크로네(약 1602억원)가 책정된 새 노벨센터는 스톡홀름 강변 1만8000㎡(약 5500평) 면적에 조성될 예정이었다. 글로벌 의류업체 H&M을 운영하는 페르손 가문과 스웨덴 금융재벌 발렌베리 가문이 건축을 후원하고 있다.

2016년 스톡홀름 시의회가 새 노벨센터 건축을 승인했을 당시 주민과 정치권, 문화재 관련 기관 등은 “규모가 너무 크다”며 반대했다. 대형 노벨센터가 140년 된 세관 건물을 비롯해 여러 역사적 건물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다수의 소송이 제기됐다.

새 노벨센터 건축·운영회사 측은 “실망스러운 판결”이라며 “환상적인 장소가 될 건물을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장 발레스코그 시의회 의장은 항소 의사를 밝혔다.

앞서 노벨문학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이달 초 문학상을 심사하는 종신회원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올해 문학상을 수상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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