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돌발 회견’… 21분만에 끝난 단독회담


미국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22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청와대는 당초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하고 내밀한 논의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회담 현장에서 기자들의 돌발 질문이 이어지면서 두 정상이 단독으로 만난 시간은 21분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취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기자들이 이와 관련한 질문을 하면서 실제 회담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두 정상은 오후 12시5분부터 30분간 배석자 없이 만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단독회담은 기자회견 때문에 미뤄져 12시42분쯤 시작했고 21분간 이어졌다. 청와대와 백악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우리가 할 얘기를 충분히 다했다”고 말했다.

단독회담 직후에는 참모들이 배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이 65분간 이어졌다. 확대회담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자리했다. 한·미 정상은 단독 및 확대회담을 더해 모두 1시간26분간 현안을 논의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백악관 방명록에 ‘평화와 번영을 향한 한·미동맹, 세계사에 위대한 발자취를 남기길!’이라고 적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정상은 모두 감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를 입었고, 붉은색과 남색이 들어간 사선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착용했다. 지난해 백악관 방문 당시에도 양 정상은 파란색 넥타이를 맞춰서 맸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워싱턴에 위치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했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1889년 2월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서양 국가에 설치한 외교공관이다. 문 대통령은 조미수호통상조약 136주년,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개설 130주년을 기념해 이곳을 찾았고, 공관은 문 대통령 방문에 맞춰 이날 재개관했다.

문 대통령은 “공사관은 우리나라로서는 서양 최초로 개설된 공관”이라며 “조미수호통상조약 136년 만의 재개관일에 한·미 정상회담이 있어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귀국길에 들른 앵커리지에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재개관한 주미공사관 앞길에는 많은 교민들이 갑자기 쏟아진 폭우를 맞으며 긴 시간 기다려주셨다. 너무 고마워서 코끝이 찡했다”고 밝혔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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