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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방부서기 부인 갑질하다… 아차차

중국 지방의 한 고위 관료의 부인이 자신의 딸에게 벌을 준 유치원 교사에게 ‘전체 교사와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가 갑질 논란에 휩싸여 결국 남편을 낙마시켰다.

22일 중국 CCTV 인터넷판인 앙시망 등에 따르면 최근 쓰촨성 성도인 청두의 한 유치원에서 천모 교사가 원아인 옌모양을 훈육 차원에서 격리조치했다. 옆에 있는 친구들을 자꾸 때린다는 이유였다. 이 아이는 쓰촨성 광안시 부서기인 옌춘펑의 딸이었다. 천씨는 아이에게 벌을 준 내용을 실수로 위챗(웨이신)의 학부모 단체대화방에 올렸다. 이를 본 ‘옌○○ 엄마’는 단톡방에 “천 교사는 전체 교사와 학생들 앞에서 딸에게 사과하라. 그렇지 않으면 원장에게 직접 옌 서기의 딸 문제를 해명하도록 하겠다”, “학교가 내일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위챗 대화내용은 지난 11일 인터넷에 유포됐고, 엄청난 후폭풍이 일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옌 서기가 무척 힘센 사람인 모양이네’라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에 ‘옌 서기’로 알려진 옌춘펑 부서기는 “2013년 이혼한 전처가 아이를 데리고 살고 있어서 나는 이번 일을 잘 모른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옌 서기가 며칠 전에도 유치원에 왔었다”, “5년 전 이혼했는데 어떻게 3살짜리 아이가 또 있을 수 있나”라며 신상털기를 했다. 또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귀족학교다”, “공무원 월급으로 그런 호화로운 생활을 감당할 수 있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옌 부서기는 낙마했다. 쓰촨성 기율검사위원회는 엄중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그를 조사하고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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