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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광물 개발… 中 또 하나의 ‘영토굴기’?



중국이 인도 국경지대인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의 히말라야 인근 지역에서 대대적인 자원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는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인공섬을 군사기지화해 실효지배를 굳혀온 방식처럼 히말라야에서도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지질조사를 통해 시짱자치구 룽저현에 막대한 광물자원이 매장된 사실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룽저현에서는 인도와의 국경선을 따라 거대하고 깊은 갱도가 만들어지고, 매일 수천t의 광물이 트럭에 실려 외부로 운송되고 있다. 룽저현에 매장된 금, 은, 희토류 등 광물자원의 가치는 3700억 위안(약 6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중국 정부는 룽저현의 도로 건설과 전력선, 통신망 구축 등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공항도 건설 중이다. 룽저현의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에 달하며 지난해 인프라 투자는 2016년 대비 배 이상 증가했다. 주민 평균 수입은 광산개발 붐이 일어나기 전보다 3배 늘었다. 한때 인구 3만명의 조용한 히말라야 외딴 마을이던 룽저현은 현지 정부조차 인구를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요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고 있다.

룽저현은 중국이 1960년대 인도와의 국경분쟁 때 무력으로 얻은 지역이다. 중국은 티베트 폭동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인도 망명 등으로 62년 터진 국경분쟁에서 남티베트(인도명 아루나찰 프라데시)를 점령했다가 룽저현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에서 철수했다. 남티베트는 오스트리아 크기의 땅에 원시림과 비옥한 농토, 풍부한 광물자원을 갖고 있다.

중국이 룽저현 개발에 집중하는 것은 남티베트 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전진기지 구축 차원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사회과학원의 하오샤오광 연구원은 “현재 중국의 남중국해 장악력은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중국의 경제적·군사적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남티베트를 장악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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