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어려울 때 사람 내보내지 말라”… 구본무, 1945~2018



30조 럭키금성→ 160조 LG로
구광모 4세 승계작업 본격화


‘정도(正道)경영’으로 LG그룹을 23년간 이끌어온 구본무 회장이 20일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LG는 “구 회장이 오전 9시52분쯤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해 받은 뇌수술의 후유증으로 1년간 투병해 왔다. LG 관계자는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연명치료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45년 2월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연세대를 다니다 미국에서 유학하고 1975년 ㈜럭키에 입사했다. 이후 과장 부장 이사 상무 부사장 부회장을 거쳐 1995년 회장직에 올랐다.

재임 기간 정도경영, 가치창조형 일등주의 등을 경영 이념으로 내세워 LG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룹 매출은 회장 취임 당시 30조원에서 지난해 160조원대로 5배 이상 늘었다. 구 회장은 과감한 선택과 투자로 화학과 디스플레이에서 새로운 먹거리 영역을 개척했다. 2008년 말 세계 경제 위기에서 “경영 환경이 어렵다고 사람을 안 뽑거나 함부로 내보내서는 안 된다”고 한 구 회장의 발언은 지금까지 회자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구본무 회장 빈소에 조화를 보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 대통령 대신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고인은 도전정신으로 전자·화학·통신 산업을 육성했고 정도경영으로 고객에게 신뢰받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애도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으나 장례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LG그룹 경영권은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광모(40) LG전자 상무가 물려받는다. ㈜LG 이사회는 지난 17일 구 상무를 등기이사로 내정하고 다음 달 29일 주주총회에서 승인받기로 했다. 주총에서 선임되면 구 상무는 사실상 총수로서 4세 경영을 시작하게 된다.

권기석 박세환 기자 keys@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