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강경파’ 맞아?… “김정은 합리적이냐는 질문, 무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는 미국 기자에게 “무례한 질문”이라며 발끈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미 국무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장관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폭스뉴스 기자가 “김 위원장을 만나본 소감이 무엇이냐. 그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반응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합리적이냐라는 질문은 무례하다”며 “그렇다. 우리는 즐겁고 실질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의 대화는 깊고 복잡한 문제들, 김 위원장이 내려야 할 전략적 선택,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에 대한 김 위원장의 생각 등을 망라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을 만나 느낀 인상에 대해서는 “배포한 비디오를 보라”며 “우리는 즐거운 대화를 나눴으며, 상호 목표에 대한 이해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9일 공개한 비디오와 사진에는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파안대소를 하는 장면도 있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태도는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 대북 강경파로 불리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두 차례 만남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개인적 신뢰를 쌓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는 상대방을 예우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확정된 이후 미국의 대북 협상 채널의 주도권이 CIA에서 국무부로 넘어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이 2차 방북할 때까지만 해도 CIA 요원들을 데리고 갔지만 싱가포르 회담 확정 뒤에는 국무부 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카운터파트도 정찰총국에서 외무성으로 바뀌고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북한도 이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이용호 외무상을 김 위원장의 회담에 배석시키는 등 외교 수뇌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북·미가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접촉을 계속하기로 함에 따라 미 국무부와 북한 외무성 간 채널이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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