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곧 핫라인 통화… 文, 핵담판 중재 잰걸음



돌발 변수 막고 디테일 관리… 북·미회담 조언 건넬 예정 靑 “신뢰구축이 우리 역할”
文 대통령, 예술단 靑 초청 “왜 갈라져 대결해야 하나 남북 교류 더 콸콸 흘러야 다시 하나가 되는 때 올 것”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핫라인’ 통화를 하고 막판 조율에 나선다. 북·미 정상회담까지 불과 한 달밖에 남지 않은 만큼 돌발 변수를 관리하고 세부 합의 도출을 중재하는 등 북·미 사이에서 ‘디테일’ 관리에 집중할 예정이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지난달 20일 설치를 끝내고 시범통화까지 완료했지만 아직 정상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통화할 필요는 없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었다. 이제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된 만큼 남북 정상 통화가 추진될 전망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1일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는 주변국 중에서 북한의 ‘최신’ 동향에 가장 뒤떨어진 상태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을 북한에 보내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최근 다롄에서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북·미 정상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구상을 듣고 의견을 교환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등 실무 채널을 통해서만 북한과 접촉하는 상태여서 정상 차원의 의견 교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통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북·중 정상회담 내용을 공유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국은 폼페이오 장관 방문 이후 “만족한 합의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조언도 건넬 예정이다. 특히 22일에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 이견이 있을 경우 이를 직접 나서 조율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이 과거 상호 합의 무산 전례가 많은 탓에 양쪽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문 대통령이 ‘버퍼존(완충지대)’ 역할에 나서는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직통전화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두 정상과 깨질 수 없는 신뢰 구축을 위한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 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핵화 문제가 G7과 관계가 없지는 않다. 참가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양에서 공연한 ‘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함께 오찬을 했다. 문 대통령은 “왜 우리는 서로 갈라져 있고, 서로 대결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했다”며 “남북 간 교류가 더욱 콸콸 멈추지 않고 흘러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교류의 문을 활짝 열어준 셈이다. 이 교류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렇게 교류가 계속 흘러가면 남북이 자유롭게 오가기도 하고 종래에는 다시 하나가 되는 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갈라져 있으나 공동체를 이루고 끝내는 하나가 될 것”이라며 “어디까지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속도를 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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