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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억류 미국 국적 한국인 3명 전격 석방... 폼페이와 귀국중



김동철·김상덕·김학송씨 방북 폼페이오가 동행 귀국
트럼프 “아주 기쁘다” 환영
폼페이오 “북·미 회담 당일치기… 장소·날짜는 며칠 내 발표”


북한이 간첩 혐의와 적대행위 등으로 억류해온 미국인 3명을 8일 전격 석방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성공에 대한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북한과 미국은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날짜와 장소를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미가 비핵화 수준과 방식 등 구체적인 회담 의제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절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용기편으로 평양에 도착해 김 위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났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지난달 초에도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억류자 3명을 데리고 10일 오전 2시 워싱턴DC 외곽 앤드루공군기지에 도착한다. 나도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3명은 건강하며 아주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좋았으며, 회담 날짜와 장소도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은 동행한 기자들에게 “회담은 당일치기로 열리며 장소와 날짜는 며칠 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미 백악관은 별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미국 시민을 석방한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으며 선의의 긍정적 제스처로 여긴다”고 밝혔다.

억류된 미국인들은 모두 한국계로 김동철 목사와 김상덕 연변과기대 교수, 평양과기대 교직원 김학송씨다. 김 목사는 2015년 10월 나선 지역에서 북한의 군사자료가 담긴 USB 저장장치를 넘겨받은 혐의(간첩죄)로 붙잡혔다. 김 교수는 연변과기대 자매학교인 평양과학기술대학을 오가며 회계학을 가르치다 지난해 4월 21일 평양국제공항에서 적대행위 혐의로 체포됐다. 교직원 김씨도 적대행위를 이유로 지난해 5월 체포됐다.

석방 결정에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김 부위원장과 오찬에서 “수십년간 우리는 적국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 우리는 북·미 간 위협을 없애고 양 국민이 받을 자격이 있는 모든 기회를 누리도록 함께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는 북한이 그동안 요구해온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 우리의 정책 변화는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이 아니다”면서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는 데 있어 아주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재방문에서 북·미 정상회담 계획에 대한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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