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에 억류된 미국인 3명 석방 지켜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취임 선서를 마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악수하며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가운데는 폼페이오의 부인 수전. 취임 이후 처음 국무부 청사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절친한 친구로 정말 자랑스럽다”며 폼페이오에게 힘을 실어줬다. AP뉴시스


“이미 이달 초 교화소에서 평양 외곽 호텔로 옮겨져”
폼페이오 美 국무장관 “북핵 문제 완전한 해결을”
美 공화당 하원의원 18명 트럼프, 노벨상 후보로 추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이 임박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억류된 미국인들은 모두 한국계로 김동철 목사와 김상덕 옌볜과기대 교수, 평양과기대 교직원 김학송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전임 행정부가 북한 노동교화소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요구했지만 소용없었다”며 “그러나 지켜보라(Stay tuned)”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 발표를 앞두고 북한으로부터 억류자 석방 조치를 약속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CNN 방송은 익명의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인 3명의 석방이 임박했다(imminent)”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2개월 전에 미국인 억류자들을 모두 석방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3월 스웨덴을 방문할 당시 미측에 이런 의사를 전달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들 미국인 3명이 이미 이달 초 교화소에서 평양 외곽 호텔로 옮겨졌으며, 건강상태를 점검받는 등 송환에 대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북한에 불법적으로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안전은 향후 북·미 관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들이 석방되면 북한의 선의로 해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목사는 2015년 10월 북한의 나선 지역에서 북한의 군사자료가 담긴 USB 저장장치를 넘겨받은 혐의(간첩죄)로 체포돼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받았다. 김상덕 교수는 옌볜과기대 자매학교인 평양과학기술대학을 오가며 회계학을 가르치다 지난해 4월 21일 평양국제공항에서 적대행위 혐의로 체포됐다. 평양과기대 직원인 김학송씨도 적대행위를 이유로 지난해 5월 체포됐다. 두 사람에 대한 선고는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부에서 취임 선서식을 갖고 “우리는 지금 한반도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를 맞았다”며 “우리는 그 일의 시작 단계에 있으며 결과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건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단호히 해결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쁜 협상은 선택사항이 아니다”라며 “북한은 항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해체(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를 지체 없이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통상 미 정부가 북핵 폐기를 언급할 때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라고 했지만 폼페이오는 ‘완전한’이라는 표현 대신 ‘항구적’이란 표현을 써 눈길을 끌었다. 이에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PVID라는 표현이 CVID를 대체하는 표현인지는 명확지 않다”며 “표현은 다르지만 뜻은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 공화당 하원의원 18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2019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공식 추천했다. 올해 후보 추천 기간이 지난 2월로 끝나 내년으로 넘어갔다. 루크 메서 의원이 대표로 추천서를 작성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보냈다. 그는 “한국전쟁 종식과 한반도 비핵화로 이 지역에 평화를 가져온 공로로 트럼프 대통령을 추천한다”고 썼다. 문재인 대통령에 관한 언급도 있다. 메서 의원은 “문 대통령이 끊임없이 미 행정부의 노력을 칭찬했고,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 중에선 시어도어 루스벨트(26대)부터 우드로 윌슨(28대), 지미 카터(39대), 버락 오바마(44대)까지 4명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천지우 기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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