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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방서 나오는 대한항공 직원들… ‘총수퇴진’ 광화문 촛불집회

관세청 인천본부세관 관계자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물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뉴시스


일반 직원들 자발적으로 모여 집회 일정·내용 확정 공개
카톡 채팅방 1000명 참여 사회는 박창진씨가 맡을 듯
관세청, 조양호 자택 압수수색… 비밀공간 2곳 확인 현장조사


대한항공 직원들이 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퇴진을 촉구한다. 노동조합이 아닌 일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총수 일가 퇴진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잇따른 갑질과 각종 불법·탈법 행위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업계와 모바일 메신저 등에 따르면 촛불집회 주최 측 대한항공 직원들은 2일 오전 집회 일정 및 내용 등을 확정 공개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촉구 촛불집회’라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개설하고 집회 개최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불과 3일 만에 1000명에 달하는 직원이 참여해 열기를 입증했다.

집회 사회는 과거 ‘땅콩 회항’ 당시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과 박나현 전 객실 승무원이 맡을 예정이다. 주최 측은 집회 복장과 관련해 유니폼을 기본으로 하되 검은색 계열의 사복을 착용해줄 것을 주문했다. 또 참여로 인한 불이익을 차단하기 위해 모자, 마스크, 선글라스, 두건 및 벤데타 가면(영화 ‘브이 포 벤데타’ 주인공이 착용한 가면·저항적 의미를 담은 문화 상징) 등을 착용할 것을 당부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집회를 통해 선언문을 발표하고 ‘물러나라 조씨 일가! 지켜낸다 대한항공!’ ‘갑질 세습 조원태는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칠 예정이다. 이후 합창, 자유발언 등을 통해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퇴진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관세청은 이날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자택을 추가 압수수색했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 조사관들은 조 회장과 부인 이명희씨, 딸 조 전 전무 등이 사는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 지난달 21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조사는 조 전 전무 자택에 공개되지 않은 비밀 공간이 있다는 추가 제보가 접수됨에 따라 이뤄졌다. 실제로 은밀한 위치에 비밀 공간 2곳이 있는 것을 확인해 현장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수하물서비스팀과 의전팀, 강서구 방화동 본사 전산센터, 서울 서소문 ㈜한진 서울국제물류지점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대한항공은 앞서 제기된 조 회장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별장 고급가구 밀반입 의혹과 관련해 “해당 별장은 2007년 합법적 절차를 거쳐 구입했다”며 “별장 내 가구와 테이블, 주방기구 등은 전 소유자로부터 인수받았고, 침대 등 일부 가구는 미국 내 자비로 구매해 고급가구를 밀반입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조 회장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혀 없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조 회장은 해외 출장 시 숙박비, 식사비 등 모든 소요 경비는 법인카드로 직접 결제한다”며 “이는 정상적인 처리”라고 밝혔다.

정건희 기자, 세종=이성규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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