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한류, 번역과 저작권에 속앓이

세계웹툰포럼이 열린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 참석자가 연사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포럼에는 국내외 웹툰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한국 웹툰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해외에서도 승승장구 하고 있다. 웹툰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네이버 웹툰은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7개 국가에서 4700만명의 웹툰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웹툰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번역과 저작권 문제 등 해결돼야 할 문제들도 제기되고 있다.

네이버 웹툰 사업팀 이희윤 리더는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세계웹툰포럼에서 “중국 등에서 현지의 좋은 작가들을 찾아내 그들을 성장시키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 서비스에서 성공하려면 로컬 작가 발굴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해외로 진출하는 웹툰이 늘면서 콘텐츠 경쟁이 심화됐다. 해외에서도 양질의 웹툰이 생겨나면서 현지 작품과도 경쟁을 해야 하는 수준이 됐다. 네이버는 아예 현지 작가를 발굴하는 전략을 세웠다.

해외 시장은 커졌지만 수출 초창기부터 지적돼 온 번역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세계웹툰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미생’의 윤태호 작가는 “‘미생’은 일본 대만 중국 등에 수출됐는데, 해외 진출에서 가장 고민이 되는 대목은 번역”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들어 차츰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어를 잘 하는 팬들이 웹툰 번역에 참여하고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을 도입해 호평을 받고 있다.

저작권을 둘러싼 문제는 좀 더 복잡하다. 우리나라는 분리 판권 형태가 일반적이다. 웹툰, 2차 콘텐츠, 캐릭터 상품 등 각각에 대한 저작권이 분리돼 있다. 반면 중국의 사업자들은 한 작품에 대한 모든 저작권을 원하는 식이다. 이 리더는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인데 저작권 관련 협상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웹툰은 영화 드라마 뮤지컬 게임 등 다른 장르의 문화 상품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종종 ‘웹툰 원작’은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하다. 팬층이 두텁고 충성도가 높을수록 2차 콘텐츠에 대한 역풍의 리스크도 커지기 때문이다.

영화 ‘신과 함께’의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처스 원동연 대표는 “웹툰과 달리 진기한 캐릭터가 영화에서 빠졌다는 게 알려지면서 수만개의 악플이 달렸다. 우울증까지 왔었다”고 했다. 하지만 검증된 웹툰 콘텐츠를 영화에 맞게 재해석한 ‘신과 함께-죄와 벌’은 1441만 관객을 동원하며 우리나라에서 영화 관객수 역대 2위에 올랐다.

‘신과 함께’는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 웹툰과 영화 모두 히트쳤다. 웹툰의 경우 스토리는 주호민 작가의 원작을 따르고 그림은 현지 작가가 다시 그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영화는 대만에서 상영된 한국 영화 중 역대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뒀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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