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정은과 우리측 주사파의 숨은 합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남북 정상회담·판문점 선언 비판 “적당히 환영하면 지방선거에 유리할 수 있지만 그럴 수 없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30일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추상적인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제외하면 어디에도 북한의 핵 포기 약속이 담겨 있지 않다”며 “북핵 문제는 실질적으로 한 마디도 못 꺼내고 북한 입장만 대변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판문점 선언에는) 북한 김정은과 우리 측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한국당도 다른 정당들처럼 적당히 환영하고 실천을 촉구하는 수준에 머무른다면, 지방선거에 더 유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는 결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위기의 원인을 미국을 비롯한 외부에 돌리고 ‘우리 민족끼리’라는 허황된 주장에 동조한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저와 한국당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남북 정상이 올해 안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키로 한 데 대해선 “완전한 북핵 폐기와 대남 적화통일을 규정한 북한의 제도적 장치가 제거되지 않는 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스갯소리로 판문점 선언도 탁현민(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작품인가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자기 고모부를 고사포로 처형하고 친형까지 독살하고, 지금도 북한 동포들을 지옥 같은 삶으로 몰아넣고 있는 지구상 최악의 독재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천안함 용사 유족에게는 따뜻한 차 한 잔도 대접한 적이 없으면서 어떻게 북한 독재 집단에만 너그러운 것이냐”고 반문했다.

문재인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장하다가 운전대를 김정은한테 넘겨주고 중매자로 갔다가, 이제는 방관자 역할만 하고 있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이어 북핵 문제 해법으로 ‘선(先) 폐기, 후(後) 보상’의 리비아식 해법을 제시했다.

다만 홍 대표는 청와대가 남북 정상회담 성과 설명을 위해 검토 중인 여야 대표 회동에 대해선 “초청이 오면 검토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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