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北南 원래대로 하나 돼 번영 누릴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집 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판문점=이병주 기자


한 혈육임을 뭉클하게 절감
오늘의 합의 결실 맺도록
성실한 노력 위대한 역사 이룩


친애하는 여러분. 북과 남 해외동포 형제자매들. 오늘 저와 문재인 대통령은 분열의 비극과 통일의 열망이 동결돼 있는 이곳 판문점에서 역사적 책임과 사명감을 안고 첫 회담을 가졌다. 나는 먼저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많은 노고를 바치신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사의를 표한다. 또한 우리들을 성대히 맞아주고 따뜻한 정을 더해준 남녘 동포에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북남이 오늘 다시 두 손을 맞잡기까지 긴 시간이 흘렀고 우리 모두는 너무 오랫동안 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정작 마주치니 북과 남은 서로 갈라져 살 수 없는 한 혈육이며, 그 어느 이웃에도 비길 수 없는 동족이라는 것을 가슴 뭉클하게 절감하게 됐다.

이토록 지척에 살고 있는 우리는 싸워야 할 이민족이 아니라 화목하게 살아야 할 한핏줄 한민족이다. 우리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결심을 안고 나는 오늘 판문점 분리선을 넘어 여기에 왔다. 저와 문재인 대통령은 북남 인민들이 절실히 바라는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의제를 진지하게 논의했다. 온겨레가 전쟁 없는 평화로운 땅에서 번영과 행복을 누리는 새 시대를 열어나갈 확고한 의지를 같이 하고 실천적 대책에 합의했다.

이미 채택된 북남 선언과 모든 합의를 철저히 이행해 관계 개선과 전환적 국면을 이뤄나가기로 했다. 저와 문재인 대통령은 방금 오늘 회담에서 합의된 의제와 구체적 조치를 반영한 판문점선언을 채택하고 선언했다. 우리가 오늘 수표한 이 합의가 역대 합의서처럼 시작만 뗀 불미스러운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 두 사람이 무릎을 마주하고 긴밀히 협력해 반드시 좋은 결실이 맺어지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다.

오늘 내가 다녀간 이 길로 북남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고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이 된다면 북남은 원래대로 하나가 돼 민족의 끝없는 번영을 누리게 될 것이다.

북과 남, 해외의 친애하는 여러분. 굳은 의지를 가지고 끝까지 밀고 나가면 닫혀있던 문도 활짝 열리게 된다. 북남이 이해와 믿음에 기초해 민족의 대의를 먼저 생각하고 그 모든 것을 지향시켜 나간다면 북남 관계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위대한 역사는 저절로 창조되고 이룩되지 않으며 그 시대 인간들의 성실한 노력 뜨거운 숨결의 응결체다.

우리 민족이 화해와 단합, 평화와 번영을 위해 반드시 창조해나가야 할 모든 것을 완전무결하게 해놓음으로써 역사적 책임과 시대적 의무를 다 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 길에는 외풍과 역풍이 있을 수 있고 좌절과 시련이 있을 수 있다. 고통 없이 승리가 없듯이, 시련이 없이 영광이 없듯이 언젠가는 도전을 이겨내고 헤쳐 갈 날들을 즐겁게 추억하게 될 것이다.

여러분, 우리 모두 뜻과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평화번영의 새 시대, 새로운 꿈과 희망의 미래로 한걸음 한걸음 전진해 나갑시다. 회담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지지와 격려 보내준 동포들에게 다시 한번 뜨거운 인사드린다. 우리의 역사적 만남에 커다란 관심 표시해준 기자들에게도 사의를 표한다.

사진=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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