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한반도 평화·번영의 진전 바란다”

외신들은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대서특필했다. 미국 CNN방송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는 모습을 ‘남북한이 미래로 발을 내디뎠다’는 제목을 달아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내걸었다. CNN 홈페이지 캡처
 
영국 BBC방송 역시 ‘김정은이 월경해 남한으로 갔다’는 글과 함께 두 정상이 악수하는 장면을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썼다. BBC 홈페이지 캡처


“북·미 회담 준비 과정서도 한국과 깊은 논의 이어지기를”
CNN 6분 넘게 현장 생중계
NYT “북한이 즉각적 비핵화 받아들일 가능성 크지 않다”


미국 백악관은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한 진전을 이루기 바란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온 직후인 26일 밤(현지시간)에 세라 샌더스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이런 입장을 내놨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확인되자 곧바로 이를 환영하는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역사적인 회담을 맞아 한국 국민들의 안녕을 기원한다”며 “우리는 이 회담이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향한 진전을 이루기 바란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이 북·미 정상회담 성공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내비쳤다. 백악관은 “미국은 우리의 동맹인 한국의 긴밀한 협조에 사의를 표한다”며 “몇 주 앞으로 다가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한국과 견고한 논의를 이어가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비공개 방문한 뒤 김 위원장을 만나 찍은 사진을 공개하는 등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문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면을 긴급 속보로 전하는 등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CNN방송은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이 비무장지대 판문점 남쪽 지역으로 걸어 내려오자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이후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안내를 받으며 의장대를 사열하는 장면까지 6분 넘게 현장 상황을 생중계했다. CNN은 이라크 종군기자로 명성을 날린 앵커 크리스티안 아만포를 한국으로 파견해 이 장면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CNN은 북한 지도자가 한국의 관할 지역에 발을 내디딘 것은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이후 처음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ABC방송도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을 긴급 편성해 내보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유력 신문들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NYT는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이 여러 가지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완전하고 즉각적인 비핵화’를 주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굴복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비핵화 협상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WP는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고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WP는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져 있다”고 경계하는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의견도 전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