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점심은 北서 따로 저녁은 南서 함께… “개성 숙소도”



북한은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연장될 경우를 대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묵을 숙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호위사령부는 김 위원장 예상 이동경로를 중심으로 특별 경비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더 열릴 가능성을 고려해 개성에 위치한 전용별장 ‘특각(特閣)’을 숙소로 준비하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북한 당국은 특각의 안전점검 등을 이미 마무리했다. 아사히는 이런 북한 움직임에 대해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그에 앞서 어떻게든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욕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회담이 연장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경기도 고양 킨텍스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회담이 하루 연장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당일인 27일 아침 평양∼개성 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판문점까지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의 근접경호를 담당하는 호위사령부 6처가 지난 24일부터 이 고속도로를 장악하고 24시간 특별경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현지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개성까지 철도로 움직일 계획이라면 오래전 이미 낡은 철로와 침목 교체 작업에 착수했을 것”이라며 고속도로 이용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아사히도 북한이 호위사령부 중심으로 개성과 판문점을 연결하는 도로를 봉쇄하는 등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 위원장의 특별한 외부 움직임은 관측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25일 북한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중국인 관광객들 시신과 부상자를 후송하는 전용열차를 평양역에 나가 직접 배웅했다’는 동향 소식만 보도했다. 하지만 북한도 회담을 앞두고 우리 측 준비위원회와 유사한 ‘상무조’를 조직해 철저한 보안 속에 의전·경호 등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당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만찬을 하지만, 오찬은 북측에서 별도로 한다. 김 위원장은 평화의집에서 오전 남북 정상회담을 한 뒤 다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가 판문각에서 오찬을 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갖는다. 오후에 예정된 공동기념식수 일정에 맞춰 MDL을 건너 합류할 예정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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