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송이’ 꺼냈는데… 남북 정상 주고받을 선물은

2007년 10월 4일 남북 정상회담을 마친 노무현 대통령이 북측 출입사무소(CIQ)에서 박재경 당시 인민무력부 부부장으로부터 송이버섯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위 사진). 노 대통령이 10월 3일 평양 백화원초대소 영빈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통영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병풍을 설명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마친 뒤 주고받을 선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두 정상 간 선물에 대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선물 선정의 변수로 등장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에는 사치품 대북 거래 금지 항목이 있다. 주류와 화장품, 전자·광학기기, 예술품·골동품 등은 대북 반입 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한 선물이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 나섰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산 송이버섯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김 대통령은 2000년 6월 ‘평화’ ‘통일’로 이름지은 진돗개 2마리와 국내 방송이 수신되는 60인치 TV, 영상녹화재생장치, 전자오르간 등을 선물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풍산개 2마리와 자연산 송이로 화답했다. 북한은 2000년 추석 때도 박재경 인민군 대장을 시켜 특별기편으로 송이버섯 3t을 남측에 보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도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4t의 송이버섯을 선물했다. 노 대통령이 그해 10월 4일 남측 귀환을 위해 북측 출입사무소(CIQ) 앞에 도착하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박재경 인민무력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이 드리는 선물을 갖고 왔다. 함북 칠보산에서 난 송이버섯 500상자”라고 소개했다.

청와대는 당시 김 위원장이 선물한 칠보산 송이버섯을 국회의원과 국무위원, 정상회담 남측 참석자, 이산가족 등 3700여명에게 나눠줬다.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경남 통영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8폭 병풍과 무궁화 문양의 다기 및 접시, 전남 보성 녹차 등 지역별 명품 차,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 DVD 등을 선물했다. DVD 세트에는 배우 이영애씨 팬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을 위해 이씨가 서명한 드라마 ‘대장금’도 포함됐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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