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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압박 받는 한진家… 조양호 퇴진론 힘 실리나





총수 일가 갑질에 공정위도 대한항공 일감 몰아주기 조사… 비위 넘어서 불법·탈법 겨냥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 추가 의혹 땐 조 회장도 위태
소액주주들 모아서 일가를 퇴진시키려는 움직임 있어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에 대한 경찰 수사, 국토교통부의 감사, 관세청 조사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의 ‘일감 몰아주기’ 현장조사에 나섰다. 총수 일가 비위에 대한 조사를 넘어 한진그룹 전반의 불법·탈법을 겨냥한 ‘전방위 압박’으로 해석된다.

공정위는 최근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 조사관 10여명은 지난 20일부터 대한항공 기내판매팀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기내판매팀은 항공기 안에서 판매하는 면세품 등을 관리하는 부서다. 공정위는 기내면세품 판매와 관련해 대한항공이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정위는 2016년 11월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대한항공과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에 총 14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주요 국가기관이 전방위로 나서면서 한진그룹과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최대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총수 일가 전원이 갑질과 비위에 휘말리면서 조양호(사진) 회장도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2일 발표한 사과문에도 여론은 싸늘하다.

오히려 ‘총수 일가 전면 퇴진’을 주장하는 여론과 노조 등 사내 비판이 비등해 추가 의혹이 불거질 경우 조 회장에 대한 퇴진론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소액주주를 모아 총수 일가를 퇴진시키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제이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24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에 “대한항공 경영진을 주주들의 힘으로 교체하는 운동에 착수하려 한다”는 글을 올렸다.

총수 일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호감이 커지면서 대한항공의 브랜드 가치도 급락했다. 브랜드 가치 평가회사인 ‘브랜드스탁’에 따르면 브랜드 가치를 가상화폐로 거래하는 브랜드 증권거래소에서 대한항공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47만3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6일 이후 6거래일 만에 7.8% 폭락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 반사효과를 누렸다. 브랜드 주가가 40만4000원에서 47만원까지 16.3%나 올라 대한항공 주가에 육박했다.

브랜드 주가지수와 정기 소비자조사 지수를 합쳐서 산정하는 종합 브랜드 평가지수(BSTI)에서도 대한항공은 일주일 만에 전체 10위에서 12위로 떨어진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36위에서 28위로 급등했다.

정건희 기자, 세종=이성규 기자 moderato@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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