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인기 비결… 다정한 연하 ‘신선 男’ 정해인에게 열광

배우 정해인이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손예진과 함께 달콤하면서도 절절한 멜로를 보여주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두 사람이 빨간 우산을 나눠 쓰고 팝송 ‘스탠 바이 유어 맨’이 흐르는 빗길을 걷는 로맨틱한 장면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됐다. JTBC 제공


좋아하는 여자의 손을 잡기 위해 망설이는 손, 어깨에 팔을 두르고 싶지만 주저하는 몸짓, 사랑 가득한 눈빛을 감추기 위한 농담…. 여자들의 설렘 포인트를 완벽하게 구현해내고 있는 이 남자는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JTBC)의 서준희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정해인이다. 정해인은 사려 깊고 솔직하면서 끈적대지 않고 따뜻하게 사랑을 표현하는 서준희가 자기 자신인 것처럼 보여주면서 20∼40대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서준희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4살 많은 누나의 친한 친구 윤진아(손예진)와 사랑에 빠진 30대 초반의 능력 있는 게임 개발자다. 다정한 연하남이라는 전형적인 캐릭터에 유능한 전문직이라는 설정이 더해졌다. 다소 뻔한 캐릭터인데도 시청자들이 유독 열광하는 것은 서준희를 연기하는 배우 정해인의 힘이 크다.

정해인이 멜로 드라마에서 남자주인공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tvN) ‘당신이 잠든 사이에’ ‘그래, 그런 거야’(이상 SBS) 등에서 신인인데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줘 눈길을 끌긴 했지만 첫 멜로 주연작이라 반신반의하는 이들도 있었다. ‘멜로퀸’ 손예진과 함께 드라마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을 법하다. 하지만 정해인은 그가 아닌 서준희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한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신선한 마스크가 한몫한다. 전형적인 캐릭터인데 배우마저 누구나 떠올릴 만한 인물이 연기했다면 새로운 느낌을 주기 힘들었을 수 있다. 아무리 압도적인 비주얼을 갖췄다 해도 연기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정해인은 첫 멜로 연기를 한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설득력 있는 연기로 극을 이끌고 있다. 청량한 느낌을 주는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표정이지만 눈빛에서 절절한 멜로를 담아낸다. 서준희의 진심은 언제나 눈빛에 있다.

‘하얀거탑’ ‘밀회’ 등을 연출한 명감독 안판석 PD의 연출력도 한몫한다. 드라마는 서준희와 윤진아의 연애하는 모습을 별다른 극적 장치 없이 잔잔하게 오랫동안 보여준다. 두 사람이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고, 영화를 보고, 산책을 하는 연애의 순간들을 달콤한 음악을 들으며 지켜보게 해 준다. 이들의 연애를 보면서 감정이입을 하거나 대리만족을 하기에 충분할 만큼의 시간을 할애한다.

정해인이라는 신선한 남자주인공이 탄탄한 멜로를 보여주고 있지만 스토리 자체는 진부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초혼 연령이 올라갔는데도 35살 미혼 여성을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기 힘든 나이”로 규정한다거나, 경제력을 갖춘 윤진아가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하고 쩔쩔매는 모습 등은 틀에 박힌 설정이라는 지적이다.

윤진아가 안고 있는 문제들의 해결사로 서준희가 자꾸 등장하면서 남성 의존적인 여성 캐릭터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불편한 지점을 내포하고 있지만 정해인의 장악력이 더 크다는 게 이 드라마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다. 멜로 드라마의 성패는 남자 주인공에 달려있다는 게 다시금 확인되고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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