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융복합 단지 개방형 혁신성장 전초기지
4조 투자… 축구장 24개 크기 연구 인력 2만2000여명 터전
文 “신기술 막는 규제 풀 것”

로봇,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가 20일 개장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LG그룹의 미래와 혁신성장을 책임질 LG사이언스파크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표방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장식에 참석해 “여러분이 마음껏 연구하고 사업할 수 있도록 혁신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고 신기술·신제품을 가로막는 규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는 ‘인재를 키우고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게 영속의 근본 해법’이라는 LG그룹의 철학이 담긴 곳이다. LG는 서울 변두리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졌던 마곡에 4조원을 투자해 축구장 24개 규모(17만여㎡)의 매머드급 연구단지로 탈바꿈시켰다. LG 계열사 R&D 인력 2만2000여명은 연구동 20곳을 터전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게 된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이곳은 사람과 기술이 최고의 자산이라는 LG의 믿음을 실현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융복합 연구’를 키워드로 지어졌다. 기존 주력 사업인 전자·화학 분야뿐 아니라 로봇, 자율주행, 인공지능, 5G, 차세대 소재·부품, 바이오 등 미래사업 분야의 융복합 연구가 목표다. 이를 위해 ‘공동실험센터’와 ‘통합지원센터’ 공간이 마련됐다. 각 연구동은 지하통로로 연결됐고 연구동 사이에는 공중다리가 설치됐다.

이곳은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심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LG 연구진은 중소·벤처·해외기업과 함께 기술 개발을 하고 대학과 협력해 인재를 기른다. 가상현실 자전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컨시더씨’가 이미 입주해 있다. 공동연구공간 ‘조인트 랩’에서는 LG전자와 퀄컴이 머리를 맞대고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을 연구 중이다. 구 부회장은 “중소·벤처기업이 LG의 기술과 인프라를 이용해 경쟁력을 키워 세계로 진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절감 기술을 도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단지로 운영된다.

문 대통령은 “LG사이언스파크가 문을 열어 이제 더는 실리콘밸리를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고 기술개발과 창업 지원을 대폭 확대할 테니 혁신성장의 모범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개장식에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권기석 강준구 기자 keys@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