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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계도 ‘미투’… 외국인 여자 프로기사 “김성룡 9단이 성폭행”

사진=뉴시스


바둑계에서도 미투(#MeToo) 폭로가 나왔다.

18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한국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여자 프로기사 A씨가 9년 전 김성룡(42·사진) 9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최근 기사회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A씨는 “2009년 6월 5일 김 9단 집에 초대를 받았다”며 “친구를 기다리면서 술을 이미 많이 먹은 상태였다. 화장실에서 토하고 있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그날 밤의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시 일어나 내 상태를 보니 옷은 모두 벗겨져 있었고 그가 내 위에 올라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폭로했다.

A씨는 “죽을 때까지 숨겨두고 꺼내고 싶지 않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 일이 나의 성격, 사람을 대하는 자세 등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마음속에 숨겨둔 상처가 사람들에 대한 불만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었다”고 절규했다.

9년간 아무 일 없었던 듯 지내는 김 9단에 대한 분노의 심정도 내비쳤다. A씨는 “9년간 혼자만의 고통을 감내하는 동안 김성룡은 바둑계에서 모든 일을 맡으며 종횡무진했다. 나는 9년 동안 그 사람을 피해 다녔는데, 그 사람은 나에게 요즘도 웃으며 인사한다”며 “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보면 그날의 일 때문에 내가 얼마나 무섭고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9단은 바둑 해설·도장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한국기원은 이날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구성한 윤리위원회 1차 회의를 20일 연다고 밝혔다.

남호철 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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