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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공습 마친 美, 러 제재 ‘2차전’ 돌입

미국 뉴욕에서 15일(현지시간) 시리아 공습에 반대하는 시민이 미국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과 해골을 합친 가면을 쓴 채 반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들고 있는 팻말에 전쟁(War)과 미국(아메리카·America)을 합성한 ‘워메리카’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신화뉴시스


시리아를 둘러싼 냉전이 서방의 현지 공습에 이어 시리아의 제1동맹인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신규 제재로 2차전에 돌입했다. 러시아는 굴하지 않는다는 입장과 함께 서방에 대한 비판과 경고를 쏟아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15일(현지시간) CBS방송에 출연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16일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사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계속 비호하는 러시아와 이란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아사드와 화학무기 사용에 관련된 장비를 거래하는 모든 유형의 기업을 직접 겨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제재는 시리아 정부뿐 아니라 러시아 이란 등 동맹들에도 화학무기 사태의 책임을 묻는다는 취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시리아 동맹들에도 독가스 사용과 관련해 ‘큰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헤일리 대사는 아사드 정권이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화학무기 사용을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고 러시아가 이를 은폐했다고 지적하며 제재 당위성을 부각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는 지난 14일 공습 직후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유엔 결의안 초안을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했다. AFP통신은 이들의 유엔 결의안 추진이 군사작전에 이어 외교로 복귀하려는 서방의 결의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3국은 또 시리아 공습에 대한 비판 여론 확산을 우려하는 듯 군사 작전의 정당성 설명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들은 사태의 근원인 화학무기 관련 시설만 겨냥했으며 전쟁에 나선 게 아니라는 공통된 입장을 밝혔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미국 주도의 시리아 군사공격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 EU는 16일 28개 회원국 외무장관이 참석한 외교이사회에서 “화학무기 사용을 방지하려는 목적을 가진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전화로 서방의 시리아 공습 사태를 논의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시리아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면 국제 관계에 반드시 혼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 조치에 대해서는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부위원장 예브게니 세레브렌니코프가 “러시아 정부는 그런 불이익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국영 RIA통신이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아메리칸항공 등 일부 미국 항공사는 러시아 상공을 지나던 항공편의 항로를 변경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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