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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하이난을 ‘제2의 싱가포르’로 만든다



중국이 최남단 섬인 하이난성에 2035년까지 전면적인 자유무역항 체제를 구축한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5일 전했다. 이곳에 경마와 스포츠 베팅 등 도박업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어서 마카오와 싱가포르, 제주도 등 지금까지 중국인 관광객을 흡수해온 주변 카지노 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하이난 개혁개방 전면 심화를 지지하는 지도의견’에 따르면 2025년까지 하이난성에 초보적인 자유무역항 체제를 구축하고, 이후 10년간 전면화 작업을 펼치기로 했다. 이어 2050년까지 하이난에 국제화, 현대화된 선진 경제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구축을 위한 투자펀드도 설립할 계획이다. 신화통신은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세계에서 가장 개방된 경제지대로, 무역과 투자의 전반적인 특혜정책에 따라 싱가포르와 홍콩처럼 번영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공산당 중앙위가 하이난성을 시범 자유무역지대(FTZ)로 만들어 점차적으로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건설에 참여하는 전 세계 투자자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920만 인구를 가진 하이난은 대만과 비슷한, 제주도 18배 크기의 섬이다. 베트남, 필리핀과의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에 위치해 잠수함 기지 등 군사시설이 밀집해 있다.

중국 정부는 이곳을 자유무역항으로 개발하면서 관광소비 활성화를 위해 경마를 발전시키고 대형 스포츠 경기와 연계된 스포츠복권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중국은 그동안 로또·복권 등 모든 사행성 사업을 불허해 왔기 때문에 자국 영토에 도박업을 허용하는 것은 역사적인 변화로 여겨진다. 이 경우 자국민의 해외 도박 수요를 하이난이 흡수하게 돼 마카오 싱가포르 제주도 등 중국 주변 관광지의 카지노 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계획은 중국이 남중국해 개발을 통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하나로도 해석된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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