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센터’ 박지수, 美 빅리그서 러브콜

프로 입단 2년 만에 국보급 센터로 발돋움한 여자프로농구 KB 스타즈의 박지수가 세계최고 리그로 불리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돼 화제가 되고 있다. 박지수가 지난 2016-2017 시즌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공을 드리블하는 모습. 뉴시스


별도 신청하지 않았지만 선택 받아 지명된 후 라스베이거스로 트레이드
리바운드·블록슛 등 기술 두루 갖춰… 현 소속팀 KB와 계약 관계가 변수


여자프로농구(WKBL) KB 스타즈 센터 박지수(20)의 아버지 박상관 분당경영고 농구부 코치는 13일 오전부터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홈페이지를 유심히 챙겨봤다. 같은 시간 현지서 열린 2018 WNBA 신인 드래프트 결과가 문자중계로 실시간 제공되고 있었다. 최근 해외 언론에서 박지수가 ‘눈여겨볼 선수’ ‘유망주’ 등으로 거론되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켜본 것이다. 그러다 박 코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난 시즌 WNBA 우승팀인 미네소타 링스가 2라운드 5순위(전체 17순위)로 딸 지수를 지명해서다. 박지수는 별도로 드래프트를 신청하지 않았기에 예상치 못한 ‘깜짝 지명’이었다.

박 코치는 “솔직히 지수가 드래프트에서 지명되는 순간 기분이 너무 좋았다. 지수도 무척 기뻐했다”면서도 “구단 사정도 있는 만큼 가고 싶다고 무조건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신중을 기했다.

미네소타는 드래프트 직후 박지수와 칼리아 로렌스(2라운드 12순위)를 내주고 질 바르타(3라운드 8순위)와 2019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를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와 합의했다. 박지수가 미국에서 뛴다면 라스베이거스 유니폼을 입게 된다.

미네소타 구단 측은 지역지 ‘파이오니어 프레스’를 통해 “현재 로스터에 여유가 없다. 당장 다른 자원을 영입하는 것보다 향후 드래프트에서 더 많은 가치를 얻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농구계는 고작 프로 2년차인 박지수가 WNBA 드래프트에 지명된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 코치는 “지수가 어릴 때부터 미국 진출에 관심이 많았다”며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활약한 뒤 해외 리그나 에이전트들의 러브콜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박지수는 2016년 WKBL 신인지명에서 1라운드 1순위로 KB 유니폼을 입었다. 193㎝의 큰 키에 리바운드, 블록슛 등 센터에 필요한 기술을 두루 갖춘 박지수는 일찌감치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를 밝힐 인재로 꼽혔다.

지난 시즌 리그 신인왕에 오른 박지수는 올 시즌 평균 14.2점 2.9리바운드 3.3어시스트 2.5블록슛으로 활약하며 KB를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한국 선수가 WNBA에 지명된 것은 역대 두 번째다. 인천 신한은행 정선민 코치가 2003년 1라운드 8순위로 시애틀 스톰의 지명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박지수가 올 시즌 곧바로 미국 무대를 밟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박지수는 지난해 KB와 5년 계약을 맺었다. WNBA의 지명을 받았지만 KB와의 계약이 3년이나 남아 있다. 국가대표인 박지수는 오는 8월과 9월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등 굵직한 국제대회 출전도 고려해야 한다. WNBA는 통상 정규리그가 5월에 시작, 8월에 끝난다.

KB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지명에 구단도 WNBA 규정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박지수와 정확한 얘기를 나누지 못해 공식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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