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0억원어치… 내달 뉴욕서 ‘세기의 경매’ 열린다

내달 뉴욕 크리스티 록펠러센터에서 진행될 록펠러 컬렉션 경매에 나올 앙리 마티스 작 ‘목련 옆에 누운 오달리스크’. 크리스티코리아 제공
 
생전의 페기(왼쪽)와 데이비드 록펠러 부부.


내달 세계 미술시장이 ‘록펠러 효과’로 들썩일 것 같다. 세계적인 컬렉터 집안인 록펠러 가문의 3세 고(故) 데이비드 록펠러(1915∼2017) 부부가 생전 수집한 소장품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세기의 경매’가 뉴욕 크리스티 록펠러센터에서 이뤄진다.

피카소 마네 마티스 등 근현대미술의 대가 작품에서부터 유럽 가구, 중국 도자기, 조선의 소반까지 1550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다. 추정가만 총 5억 달러(약 5300억원) 이상으로, 단일 컬렉션으론 종전 최대였던 2009년 크리스티 입생 로랑 컬렉션 경매(4억 달러) 기록을 갈아치운다.

코너 조던 크리스티 뉴욕 인상주의·현대회화 담당 부회장과 벤 클라크 크리스티 아시아 부회장은 11일 서울 종로구 팔판길 크리스티코리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록펠러 컬렉션 경매에 대해 소개했다. 경매는 내달 8∼11일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이번 경매가 주목 받는 것은 수천억원 수익금 전액이 사회에 환원되기 때문이다. 조던 부회장은 “유언에 따라 뉴욕 현대미술관(MoMA), 하버드대, 록펠러대 등에 기부돼 과학 교육 예술의 저변 확대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록펠러는 미국의 첫 번째 억만장자였던 ‘석유왕’ 존 D 록펠러(1839∼1937)의 손자로 체이스맨해튼은행 회장을 지낸 금융인이자 사업가다. 그가 본격적으로 미술품 수집에 나선 것은 1940년 페기 맥그라스(96년 사망)와 결혼하면서부터다. 처음엔 고미술품 위주로 하다가 48년 MoMA 초대 관장 알프레드 바를 만난 것을 계기로 근현대미술로 확장했다. 워낙 세기의 미술품들을 수집해 이번 경매에서 각종 기록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높은 추정가의 작품은 입체파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꽃바구니를 들고 있는 소녀’다. 예상 응찰가는 9000만∼1억2000만 달러(약 970억∼1300억원). 피카소 작품으로 최고가는 아니지만 희귀한 초기 ‘장미의 시대’ 작품이라 눈길을 끈다. 앙리 마티스의 ‘목련 옆에 누운 오달리스크’(7000만∼9000만 달러)는 낙찰 시 마티스 작품으로는 최고가를 경신하게 된다. 록펠러 가문이 소장한 사실이 알려진 후 ‘록펠러 마티스’라는 애칭이 붙은 작품이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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