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주가 쓰시겠다 하라



사람들은 축복을 말할 때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많이 가졌든 적게 가졌든 다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깊게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 있는 것 중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잠시 관리하는 것뿐입니다. 그런 점에서 참된 축복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 입니다.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받은 프랑스의 물리학자 마리 퀴리는 결혼한 뒤 남편 피에르 퀴리와 혼신의 연구 끝에 라듐이라는 물질을 발견했습니다. 전 세계는 그들의 놀라운 발견에 칭찬과 감탄을 보냈습니다.

사실 퀴리 부부는 처음에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특허를 내서 억만장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공개를 해서 세상에 도움을 줄 것인가를 놓고 고민했습니다. 그때 천연 라듐의 값은 g당 15만 달러(약 1억5000만원)나 됐는데 라듐을 만드는 방법은 그들만 알고 있었습니다. 라듐은 암을 치료하는 데 쓰였습니다. 라듐 만드는 방법을 공개하면 수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며칠간의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라듐은 하나님의 것인데 우리가 먼저 발견한 것뿐이다. 하나님의 뜻은 이것을 모든 사람의 것이 되게 하는 것이다.”

주님이 예루살렘에 들어가실 때, 어린 나귀를 타고 들어가셨습니다. “그들이 예루살렘에 가까이 가서 감람산 벳바게에 이르렀을 때에 예수께서 두 제자를 보내시며 이르시되 너희는 맞은편 마을로 가라 그리하면 곧 매인 나귀와 나귀 새끼가 함께 있는 것을 보리니 풀어 내게로 끌고 오라 만일 누가 무슨 말을 하거든 주가 쓰시겠다 하라 그리하면 즉시 보내리라 하시니.”

주님의 말씀에 따른 제자들도 훌륭하지만, 나귀를 말없이 내어준 나귀 주인은 더 훌륭합니다. 제자들이 나귀를 풀어 끌고 가려 하자, 주인이 묻습니다. “왜 남의 나귀를 허락도 없이 끌고 갑니까.” 그때 제자들이 “주가 쓰시겠다고 합니다”고 말하자, 두 말 없이 나귀를 줬습니다. 나귀 주인은 예수님이 하늘과 땅의 주인이심을 알았습니다. “주가 쓰시겠다 하라”는 말은 “이 나귀를 당신에게 맡기신 주인, 그분이 이 나귀를 쓰시겠다고 합니다”는 말입니다.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시편 24편 1절 말씀에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에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것을 잠시 맡아서 관리하는 일을 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욥이 자식과 재산, 건강을 잃고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던 것은 내 것이 아니라 다 하나님의 것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욥기서 1장 21절에서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라고 했습니다.

내 것이라 생각하고 잃어버리면 속상하고 분합니다. 원래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고 살면 이래도 저래도 그저 감사합니다. 감리교를 처음으로 내세운 사람인 존 웨슬리는 이 같은 청지기 신앙을 철저하게 가르쳤습니다. “모든 재물은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으로 그것을 가질 권리는 영원히 하나님께만 있으며, 인간은 잠시 허락된 시간 동안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물건에 대한 관리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도 “주가 쓰시겠다”고 하면 기꺼이 “아멘” 하는 선한 청지기가 되길 축원합니다.

홍사진 부천 주찬양교회 목사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