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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안건” 사학스캔들 문건 또 폭로… 벼랑 끝 아베

사진=AP 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가케학원 스캔들을 보도한 아사히신문의 10일자 지면. '총리 안건'이라는 표현이 기록된 문건이 나왔다는 내용이다. 아사히신문 캡처


아베 친구가 운영하는 가케학원에 총리실이 특혜 준 정황 확인
당시 총리 비서관 위증 의혹도

아베 신조(安倍晉三·사진) 일본 총리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사학스캔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총리 부인이 명예교장으로 있는 학교법인에 국유지를 헐값 매각한 데 이어 재무성이 관련 자료를 조작한 모리토모(森友)학원 스캔들에 이어 수의학부 신설 특혜를 줬다는 가케(加計)학원 스캔들도 재점화되면서 아베 총리가 코너에 몰리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0일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 특혜 논란과 관련해 ‘총리 안건’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 에히메현의 문건을 단독 보도했다. 이 문건은 2015년 4월 2일 가케학원이 운영하는 오카야마이과대학의 소재지인 에히메현과 이마바리시의 직원이 야나세 다다오 당시 총리비서관 등과 면담한 후 작성된 것이다. 4월 13일자로 된 문서에 따르면 야나세 비서관은 에히메현 직원 등에게 “본건(수의학부 신설)은 총리 안건으로, 내각부 후지와라 차장의 공식 의견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후지와라 차장은 당시 내각부 지방창생(지방 살리기) 추진실 차장이었다.

이와 관련, 현재 경제산업심의관을 맡고 있는 야나세 전 비서관은 지난해 가케학원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국회에서 “내가 기억하는 한 (에히메현과 이마바라시 관계자와)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해 위증 논란도 예상된다.

아베 총리의 오랜 친구 가케 고타로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가케학원은 지난해 1월 문부성으로부터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아 이달 에히메현 이마바라시 오카야마이과대학 안에 수의학부를 설치했다. 문부성이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낸 것은 52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입학정원이 140명에 달해 기존 16개 수의과대보다 모집인원이 더 많다.

가케학원 특혜 논란에 대해 지난해 5월 마에카와 기헤이 전 문부성 차관은 2016년 가을 총리 보좌관으로부터 가케학원이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도록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리고 문부성 안에 ‘총리 의향’이라는 내용을 기록한 내부 문건도 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그동안 관련 증거가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전날 국회에선 재무성이 모리토모학원에 “(헐값 매각 의심을 피하기 위해) 쓰레기 철거비가 많이 나와 트럭 몇 천대가 움직였다고 말하는 게 어떠냐”며 허위진술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여기에 방위성에서는 이라크 파병 자위대의 일일보고가 은폐됐던 사실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최근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새로운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아베 총리에 대한 퇴진 압력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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